분양가 갈등 ‘둔촌주공’…조합장 사퇴에도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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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갈등 ‘둔촌주공’…조합장 사퇴에도 '내홍'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7.15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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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15일 대의원회 개최…2900만원대 분양승인신청 계획
분상제와 비교해 분양가 결정 총회 열겠다는 방침 밝혔지만
조합원 “대다수 반대하는 HUG 분양안 고집하는 이유 의아”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이 15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업장에서 열린 대의원회에 참석하러 가는 대의원을 향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분양가를 둘러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의 내홍이 여전하다. 조합장이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집행부가 직무대행을 내세워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과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강행하려 하고 있어서다. 조합 측은 사전에 승인 신청만 하고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와 비교를 통해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대위 측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15일 오후 2시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 사업지 내에서 긴급 대의원회를 열었다. 이날 안건은 △조합장 직무대행자 선임 △분상제 적용 관련업무 진행 △HUG분양보증 및 분양승인 신청 △관리처분계획 변경 △임시총회 개최 등이다.

앞서 지난 8일 최모 전 조합장은 9일로 예정돼 있던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를 취소하고 조합장 직을 사퇴했다. 이에 집행부는 조모 이사를 조합장 권한대행으로 지정하고 이날 대의원회를 통해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직무대행 선임 후에는 HUG 분양보증을 거쳐 강동구청에 분양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청이 완료되면 분상제 적용 시 분양가를 산정한 후 8월말 총회를 개최해 분양가를 결정한다. 집행부는 또 만약 분상제 하 분양가가 HUG 분양가보다 높을 경우 전원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비대위)은 조합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 연구업체가 분상제 시 3.3㎡당 3561만원의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조합 측이 2900만원대인 HUG 분양가를 강행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집행부가 분상제 시 분양가가 낮게 산출되도록 의도적으로 서류를 누락하는 등 꼼수를 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지난 9일 개최 예정이었던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 당시 반대표가 80%에 달했다며 조합이 총회 패배가 확실해지자 돌연 취소라는 수를 뒀다고 비판하고 있다.

결국 15일 열린 대의원회에도 수백명의 비대위가 결집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대의원회 현장 인근에 모여 회장에 입장하는 대의원들을 향해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강동구청과 경찰 측 인력도 수십명 가량 현장에 출두했다.

비대위 측에 따르면 현재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의 대의원 수는 105명. 전체 대의원 수가 100명 이하면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6명만 사퇴하면 이날 대의원회는 부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합 측이 대의원들을 따로 준비한 차량으로 이동시키는 등 대책을 마련하는 바람에 비대위는 대의원회 개최를 저지하지 못 했다. 전체 대의원 수가 100명 이상인 경우 절반 이상만 참여하면 의결권이 인정된다.

비대위는 대의원회 성사가 유력해지자 강동구청으로 이동해 민원을 제기했다. 총회 결의 없는 분양승인 신청을 받지 말아달라는 민원이다. 앞서 강동구청은 총회 의결 없는 분양승인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둔촌주공 조합원 A씨는 “조합원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HUG 분양안을 끝까지 안건에 올리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13일 본래 내달 22일로 예정돼 있던 해임총회 일자를 8일로 앞당겼다. 비대위 관계자 B씨는 “헐값분양을 막아 조합원의 재산상 손실을 막기 위해 총회 일자를 앞당겼다”며 “반드시 총회를 성공시켜 현 집행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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