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 러쉬]공산주의 규제에 전염병까지…사라진 ‘차이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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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러쉬]공산주의 규제에 전염병까지…사라진 ‘차이나 드림’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7.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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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은 중국 장쑤성 내 롯데마트. 사진=연합뉴스.
영업정지 처분으로 문을 닫은 중국 장쑤성 내 롯데마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세계의 리더’를 꿈꾸던 중국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중국 사업을 축소하는 등 잇따라 탈중국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공산주의 특유의 오락가락한 규제로 사업하기 어려워진데다 미중 무역 전쟁까지 겹치고 많은 메르스·코로나19 등 잇딴 전염병으로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아이폰 30%를 중국 이외에서 생산할 것을 검토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중국 생산공장이 차질을 빚자 중국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속속 이탈하는 것은 사실 한국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탈중국의 원조는 롯데그룹이다. 2016년 주한미군이 사드를 경북 성주 롯데 소유 골프장 부지에 배치하자 중국에서는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도 규정 위반 등의 이유를 들며 ‘롯데 죽이기’에 나섰다.

한한령 후 중국 내 점포 99개 중 74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던 롯데마트는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결국 6개월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손해액은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식품제조부문도 철수 수순을 밟았다. 롯데제과가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3개 공장 중 롯데지주가 소유한 베이징 공장, 상하이공장도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과 베이징 주류 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롯데보다 앞서 중국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진 데다 사드 사태 여파로 인한 반한 감정 등으로 사업 환경이 더 악화된 것이 철수 결정의 주요 이유가 됐다.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도 중국내 사업을 줄이고 동남아로 공장 이전을 서둘렀다. 각각 휴대폰과 자동차 판매에서 중국 현지 기업과 경쟁에 밀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 혜주에 마지막 휴대폰 공장까지 폐쇄했다. 삼성전자 혜주 공장은 27년 전 설립돼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의 메카였다. 한때 삼성전자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이른바 ‘2세대 브랜드’라 불리는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한 데다 개성을 추구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늘면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직격탄을 준 것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였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로드샵 브랜드 단독 매장을 줄이거나 매장을 속속 철수하기 바쁘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중국에서의 성장세 둔화로 해외사업 매출과 아시아 사업 매출 성장률이 이전보다 반토막 나면서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최근에도 한한령 해제 기대감만 있을 뿐, 실적 회복은 머나먼 얘기다.

중국에서 7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던 클리오는 대표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한 곳만 남기고 폐점 수순을 밟았다. 토니모리는 중국 법인 두 곳 중 한 곳의 문을 닫았다.

국내 홈쇼핑업계의 경우에도 독자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가 없는 구조라 현지 회사와 합작해 진출해야 하는데, 사업이 잘 될 경우 현지 회사가 자사의 지분율을 높여 사업을 하기 힘들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중국시장에 진입했지만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드라이브와 손실로 손을 들었다. 현대홈쇼핑은 중국에서 현지 파트너의 일방적인 송출 중단으로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2018년 사업을 완전 철수했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한때 ‘한식 세계화’가 목표였던 이랜드는 ‘자연별곡&애슐리’를 폐점하며 중국에서 외식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맥도날드, KFC 등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장 대부분을 닫았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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