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확대했지만 체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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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확대했지만 체감은 ‘글쎄’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7.1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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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취득세 감면 가능 아파트, 전체의 10.39%
감면 효과 미비…‘생색내기’ 정책으로 끝날 수도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에 한해 취득세를 감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한 골목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에 한해 취득세를 감면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한 골목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생애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를 감면해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내 집 마련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본 취지와 달리, 제한된 범위에만 혜택을 제공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상존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10일 ‘주택시장 안전 보완대책’을 발표하며 생애최초 주택의 취득세 감면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신혼부부에게만 감면 혜택을 제공했으나 이제는 연령·혼인여부와 관계없이 대상에 해당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된 것이다.

취득세를 100% 감면받기 위해서는 생애최초 주택의 가격이 1억5000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취득세 50% 감면도 1억5000만~3억원(수도권 4억원) 이하의 생애최초 주택을 구입했을 때만 가능하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만한 주택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동산114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1억5000만원 이하의 주택은 전체의 0.03%(318가구)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1인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33㎡ 이하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경기도로 눈을 돌려도 1억5000만원 이하 주택의 비중은 6.15%(12만8765가구)에 그친다. 인천은 전체의 12.47%(5만8778가구)가 1억5000만원 이하 주택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1억5000만원 이하 주택의 비중은 4.93%(18만7861가구) 수준이다.

50% 감면 조건인 1억5000만~4억원 이하 주택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에서 해당 가격대를 충족하는 주택의 비중은 10.36%(12만8753가구)에 불과하다. 그나마 경기도(52.33%)와 인천(62.85%)은 1억5000만~4억원 이하 주택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4억원 이하 주택은 전체의 44.86%로 절반이 되지 않는다”면서 “여기에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더 적을 전망이기에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 사람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득세 감면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현재 가격이 6억원 이하이면서 전용면적이 85㎡ 이하인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1%의 취득세가 적용된다. 4억원 주택을 사더라도 실질적인 감면액은 200만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소득기준까지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 사람은 더 적을 수 있다”면서 “정부는 내 집 마련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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