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로퀸·칼레트라 탈락하자 저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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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로퀸·칼레트라 탈락하자 저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 급부상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7.14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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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한 달 전부터 24만명분 확보…중증환자에 제공 중
유한양행, 대원제약 등 관절염 관련 약품으로 사용
고가 렘데시비르 가격에도 영향…“610만원→281만원”
덱사메타손. 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주요 치료제로 평가받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등이 임상실험에서 중도 탈락하자 저렴한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이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주요 치료제로 평가받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등이 임상실험에서 중도 탈락하자 저렴한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한양행, 부광약품, 대원제약 등 덱사메타손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영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4개주(州)에서 현재 국민보건서비스(NHS) 현장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덱사메타손을 활용하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이미 한 달 전부터 24만 명분의 덱사메타손을 확보한 상태다.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은 것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임상시험 결과 때문이다.

당시 실험에 참가한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을 사용할 시 인공호흡기 치료군의 사망률을 35%, 산소치료군의 사망률을 20% 낮추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덱사메타손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가벼운 증상 환자에게 사용돼서는 안 된다. 즉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임산부나 모유수유 중인 여성들에게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외에도 덱사메타손은 신체 면역체계의 반응을 약하게 하는데, 이는 코로나19 보다도 위험할 수도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이처럼 단기간·국소적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사용할 때에는 면역계 억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권이 없자 영국 등에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국내의 경우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의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덱사메타손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 부광약품, 대원제약 등이 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선 0.75㎎ 한 알에 1.5~2.5달러(약 1825~3043원) 수준인 반면 국내 유통가가 17~33원 수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또한 덱사메타손의 기대감이 상승하자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가격에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치료에 최소 5080달러(약 610만원)로 예상 됐었으나 저가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에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환자가 평균 치료 기간 기준 5일간 치료를 받을 경우, 약값으로 2340달러(약 281만원)~3120달러(약 374만원)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보건당국은 덱사메타손이 ‘보조 치료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선 그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달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학전문가 의견은 염증 반응을 줄여줄 수 있지만, 면역을 같이 떨어트려서 다른 부작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며 “코로나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라기보다는 염증 반응을 완화시켜주는 목적으로 쓰는 약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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