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통해 42억 이익 거뒀는데 ‘무죄’…“옵션시장 특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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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 통해 42억 이익 거뒀는데 ‘무죄’…“옵션시장 특성 고려해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7.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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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체 시장 영향 없다면 불공정거래로 볼 수 없어”
전문가, “애매모호한 시세조종 판단기준 명확히 해야” 지적
오세인 법무법인 시그니처 변호사(왼쪽)와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운데), 박성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금융조사2부) 부장검사가 지난 10일 오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규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홍석경 기자
오세인 법무법인 시그니처 변호사(왼쪽)와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운데), 박성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금융조사2부) 부장검사가 지난 10일 오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규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에 트레이더로 근무하는 A씨는 고액의 성과급을 받기 위해 코스피200 옵션 33개 종목에 대해 특정한 방향의 포지션을 미리 구축하고, 시세조종기법인 물량소진과 허수주문을 반복 제출해 시세를 변동시켰다. 이후 정해진 포지션을 청산시켜 42억원에 해당하는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시세조종행위)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발 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허수주문 등으로 시세조정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면 시장 교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원은 조작된 시세가 투자자를 오판하게 만드는 ‘매매유인목적’을 판단하는데 있어 보다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옵션 등 파생상품 특성에 맞는 시세조종 판단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 오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규제의 현황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선 앞선 사례를 들어 ‘서울고등법원 2018노488 판결’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법원은 A씨의 시세조종혐의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내리며 옵션 투자가 일반 주식과 다른 특징을 가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옵션은 수요와 공급이 무제한이고, 동일한 기초자산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행사가격·만기를 기준으로 전체 상품이 상호 작용한다. 일반인 진입이 어려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등 전문투자자 중심의 특수한 시장이라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현일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현재 파생상품의 시세조종에 대한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시장질서교란행위 도입 이후 매매유인목적이 보다 엄격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판결 이후) 앞으로 부정한 계획을 입증하지 못하는 현실매매(계약과 동시에 대금을 교환)에 따른 시세조종의 경우 유죄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시세조정행위(형사처벌)과 시장질서교란행위(과징금 부과)라는 제재수단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시세조종으로 기소됐지만 무죄가 나거나 불기소된 사건에 대해 시장질서교란행위로 성립이 가능할지 여부 등을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로 참석한 박성훈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도 “이번 판결은 법원이 옵션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이 상당한 수익을 거두는데는 어느 정도 시세를 적절히 예측한 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 밖에 토론회에서는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제 도입 이후 ‘시세조종행위의 성립요건을 보다 엄격히 해석해야 하는지’와 코넥스 등 전문투자자 중심 시장에서 ‘시세조종의 성립요건’을 달리봐야 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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