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고소인 측 “고소와 동시 수사상황 전달...국가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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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고소인 측 “고소와 동시 수사상황 전달...국가 못 믿겠다”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0.07.13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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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알려도 "박원순 그럴 사람 아니다" 되레 비호
4년간 성추행 계속..."진실 밝혀야" 진상규명 촉구
피해자 "50만명 넘는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
...제가 느꼈던 위력의 크기 다시 느끼고 숨 막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을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13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영결식이 끝난 직후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 측이 고소 내용을 공개했다. 고소인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4년 동안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특히 고소인 측은 "고소와 동시에 수사상황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소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서면을 통해 2차 가해에 따른 고통 등 심경을 전했다. 그는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박 전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례로 치러지자 "제가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느끼고 숨이 막혔다"고 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소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고소인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소장은 "본 사건은 박 (전) 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4년 동안 지속됐다"며 "피해자는 오랜 고민 끝에 7월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고소인의 고소와 동시에 박 전 시장에게 수사상황이 전달됐다고 한다. 이 소장은 "이 사건은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인 수사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목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실을 고소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성범죄의 특성상 피고소인 조사 전까지 피고소인이 고소 사실을 알아서는 안된다는 게 철칙으로 통한다. 

이 소장은 이 자리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대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그는 "업무시간 외에도 사생활을 언급하고 신체를 접촉하고 사진을 전송하는 등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본인의 속옷 차림 사진 전송, 늦은 밤 비밀 텔레그램방 대화 요구, 음란한 문자 발송 등 수위가 점점 심각해졌다"고 했다.

이 소장은 고소인이 곧바로 고소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단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의 업무는 시장의 심기를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으로 일컫거나, 피해를 사소화하는 등의 반응이 이어져서 더 이상의 피해가 있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박 (전)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했다"고 했다. "전형적인 직장 성추행이고 본인 스스로 멈추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러면서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현재 이 사건은 피고소인인 박 전 시장이 망인이 되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 고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소인 측은 "결코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피해자인 전 비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며 "법치 국가의 법에 의한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어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다. 너무나 실망스럽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느끼고 숨이 막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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