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주식시장...하반기도 동학개미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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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는 주식시장...하반기도 동학개미 손에 달렸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7.1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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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2100선 횡보...전문가 "당분간 반락장 흐름"
개인 유동성 힘 여전..."순매수 여력 45조원 더 있다"
주식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하반기 반등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흐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하반기 반등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흐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7월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간 코스피 지수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는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좀처럼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코스피가 지루한 약세장 흐름을 계속할지, 아니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추세적인 상승곡선을 그릴지 전망이 엇갈린다.

아직까진 상승흐름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65포인트(0.81%) 내린 2150.25에 장을 끝냈다. 이날 개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 했음에도 기관과 외국인이 그 이상을 팔아치웠다.

앞서 코스피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 말 2100선을 내주며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3월에는 코스피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143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가운데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하며 석달여 만에 낙폭을 모두 회복했고, 지난달 11일에는 장중 22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강하게 상승하지 못한 코스피는 7월 들어서도 2100선에서 횡보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코스피가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저조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코로나19 이후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미·중 무역 마찰이 향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은 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단기 반락국면"이라며 "연말까지 코스피가 2480포인트를 목표로 하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동성과 정책 동력이 유효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글로벌 펀더멘털 개선세가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반등 추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기간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등 과정에서 업종간 차별화가 극심해 갭 좁히기가 필요하고 2분기 실적발표가 주도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환기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넘치는 돈'이 증시로 더 들어올거란 전망과 하반기 증시도 개미들의 손에 달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광의 통화량(M2)은 3018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또한, 지난 3일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국회에서 35조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시중 자금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증시 또한 이런 유동성으로 저점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예금 회전율이 빨라지면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더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개인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 수준이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상황에서 주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비영리단체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10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고, 지난해 말 기준 이 비중은 15%"라며 "올해 금융자산 증가율이 8%로 유지되고 주식 비중이 16%를 회복한다면 개인은 45조원 가량 추가 순매수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가 2200포인트 대에서 저항이 심한 상황인데,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지수 하단의 지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동성 공급이 많았던 만큼 향후 추가 유동성 증가세는 둔화할 것이란 의견도 나타났다. 이런 요인으로 그간 관심을 덜 받았던 가치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지는 중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유동성의 양적 증가가 유동성의 확장 속도 가속화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여기서 추가로 가속하는 상황까지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 속도가 추가 가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주 성격의 최근 주도주에 대해서도 가격에 대한 부담이 표출될 수 있다"며 "금융주, 반도체 중·소형주 등 가치주 내에서도 업종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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