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신 '랩어카운트' 다시 뜬다
상태바
펀드 대신 '랩어카운트' 다시 뜬다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7.09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소 가입금액 1000만~3000만원 문턱 낮아져
4월말 기준 계약수 190만건 넘기며 ‘인기몰이’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계속 바뀌는 규제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증권사의 랩어카운트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랩어카운트란 증권사가투자자로부터 권한을 일임받아 정해진 투자전략에 따라 운용되는 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계약 건수는 191만23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88만3098건) 대비 2만7132건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계약 건수가 3만1731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입금액이 5000만원~1억원선에서 최근 최소 1000만원선까지 대폭 낮아진 것도 증가세의 요인이다.

랩어카운트의 장점은 전문가들의 투자자문에서 나온다. 어느 업종이 뜰지 투자자산은 무엇으로 해야할지 개인투자자가 하기 어려운 투자결정을 도와준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때 펀드 수익률이 반토막이 난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이제는 직접 자문사의 조언을 듣고 자신에게 맞춤형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엔 투자자들의 해외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반면 개인들의 정보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 금융사의 자문을 받는 랩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일 중국 5대 증권사인 초상증권 자문을 통해 중국 배당주·성장주에 균형투자하는 ‘차이나흑묘백묘랩’을 출시했다. 지난 2일에도 중국 4차산업혁명 수혜가 예상되는 5가지 업종(△5G 장비 △전기차 △플랫폼 △인공지능 △디지털콘텐츠)에 집중투자하는 ‘차이나5GO랩 2호’를 출시했다. 

또 삼성증권이 지난 4월 출시한 ‘글로벌1%랩’도 대표적인 해외 주식 랩어카운트로 꼽힌다. 이 상품은 정보기술(IT)·플랫폼·헬스케어·테크핀·모빌리티·클라우드·게임 등 8개 섹터에서 한국, 미국, 중국의 3개 대표 종목을 뽑아 투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일 5G·테크 중심의 글로벌 상장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신한 글로벌리서치랩’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해외주식팀으로부터 투자자문을 받아 랩운용부가 최종운용한다. 

KB증권의 대표 랩 상품인 ‘에이블 어카운트랩’은 국내외 주식·채권·대체 투자 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외 주식만 해도 글로벌투자형, 이머징투자형 등으로 세분화해 투자자의 선택지를 늘렸다. 지난해 11월 3조원을 넘어선 운용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6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시장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랩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며, 최소 가입금액을 낮추거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적립식 랩어카운트를 내놓고 있지만 랩의 복잡한 구조 및 수수료 체계 등으로 투자일임사가 일괄 제공한 포트폴리오만 따를 시 펀드처럼 운용사 마음대로 운용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