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최고세율 '징벌적 수준' 6% 유력 등
고강도 처방 7월 국회서 처리...후속 입법도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최근 다주택 고위공직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까지 나오는 등 논란이 거세지자 거대여당이 전면에 나서 사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대폭 강화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종부세 법안에는 최고세율을 최대 6%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년 "종부세법 대폭 강화 7월국회 처리"
최근 다주택 고위공직자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9일 부동산 대책의 주도권을 선언했다. 통상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면 당이 입법을 통해 뒷받침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이 직접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를 최대의 당면현안으로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로 투기근절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당의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당이 주도해서 코로나19 방역방식과 같은 종합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당이 주도하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은 일회성이 아닌 아파트 투기가 완전히 근절되고 서민이 쉽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정착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세제·금융·공급 분야를 망라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는 입법안은 7월 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대출규제, 당이 세제, 서울시가 주택공급확대를 맡아 논의를 진행한다.
❚종부세 최고세율 최대 6% 수준 검토
민주당은 이날 종부세 실효세율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세제 대책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와 막판 조율에 나섰다. 당정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2배 수준인 최대 6%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최고세율 3.2%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16 대책에서 예고한 최고세율(4%)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상승이다.
당정은 당초 최고세율을 4.5%, 5%, 6%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들을 놓고 여러번 검토 끝에 최종적으로 가장 강력한 6%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정가액 이상의 과표 구간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상당한 수준의 세금을 물리고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또는 폐지하는 방안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종부세 강화 대책을 발표하는 즉시 관련법안의 개정안 제출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개정안을 7월 임시국회 회기 중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작 당내 다주택자 의원 문제는 미지근
이처럼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정작 당내 다주택자 의원들 문제에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내 다주택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신속처분을 권고하기로 했으나 매도 시한은 별도로 설정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4.15 총선 당시 후보들로부터 실거주용 주택 하나만을 남기고 2년 내 모두 처분하라는 '부동산 매각 서약'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전체 의원 176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보유 전수조사 결과를 자체적으로 실시해 이를 토대로 다주택 의원들에게 '부동산 매각 서약'을 신속히 이행할 것을 권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에게 직접 서약한 대로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신속히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민주당이 실시한 다주택 전수조사 결과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실련은 지난 7일 민주당 소속 의원 39명이 다주택자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지난달 4일 발표에 따르면 다주택 국회의원 88명 중 민주당 소속 의원은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은 자체 조사 결과를 이달 30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