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알짜’ 기내식 사업 매각 놓고 노사 갈등 심화되나
상태바
대한항공, ‘알짜’ 기내식 사업 매각 놓고 노사 갈등 심화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7.08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현동 부지 매각 지연되자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사업 처분키로
매각 금액 1조원 추정…정부 지원 등 올해만 총 4조원 실탄 확보 
고용불안 이유로 노조 반발 거세…매각 과정은 가시밭길 전망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이 차질을 빚자 알짜 사업부를 처분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유동성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조가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매각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 한 후,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사항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는 연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이 넘는 알짜 사업부 중 하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호텔·레저 사업과 함께 애착을 가지고 관리했던 사업 부문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기내식기판 사업본부의 매각 금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앞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은데 이어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통해 1조원의 추가지원도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1587억원 규모의 자금도 확보했다. 이번 사업부 판매로 인한 매각대금까지 합치면 약 4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알짜 사업부 매각에 나선 것은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 지연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당초 6000억원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서울시가 4671억원에 이 부지를 사들이고 대금을 2년간 분할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당장 이번 사업부 매각 추진으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사업부 매각 절차 및 현금 유동화가 비교적 수월한 사업부는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항공정비(MRO), 마일리지(FFP) 사업부 순이다“면서 ”기내식 및 기내면세점 매각으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는 송현동 부지 매각 대비 재무구조 개선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 매각 작업을 최종 마무리 짓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전날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 매각이 공식화되자, 즉시 성명서를 내고 회사가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노조는 “최근 투기펀드인 KCGI 경영권 찬탈 방어 및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행정 갑질에 대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데 회사는 노조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내식사업부 매각을 통해 유동성자금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조합원들의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기내식 사업부 매각 추진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어떠한 행태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고 노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며 “고용유지를 흔들림 없이 지켜 나아가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동조합과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