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제약주 무상증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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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제약주 무상증자 주의보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7.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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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 전년대비 47%↑ …제약·바이오만 12곳 단행
전문가들 “재무건전성·기업실적추이 면밀히 살펴봐야”
제약·바이오 업종 위주로 무상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사진=연합뉴스
제약·바이오 업종 위주로 무상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인지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등의 수혜를 받은 제약·바이오 업종 위주로 무상증자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무상증자 자체로 기업의 가치가 오른 게 아닌 만큼 기업 실적 추이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 상반기 무상증자를 실시했거나 추진 중인 코스닥 상장사는 2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개사)과 비교해 47%(8개사)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제약·바이오기업은 12개사가 집중됐다. 상반기에 무상증자를 단행한 제약·바이오기업은 △대원제약 △제노레이 △일동제약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메드팩토 △레고켐바이오 △퓨쳐켐 △제테마 △파멥신 △휴젤 △케어랩스 등이다.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은 전날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무상증자로 1399만5950주로 새로 발행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이달 24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13일이다. 무상증자 공시 영향으로 발표일 주가는 2.55% 오른 2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테오젠 주가는 올 들어 3배 이상 올랐다. 지난달 24일에는 장중 38만원까지 뛰었던 주가는 지난 2일 종가 기준 24만6600원까지 떨어지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 레고켐바이오는 1대1 무상증자를, 퓨쳐켐은 주당 0.2주씩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각각 단행했다. 제테마와 파멥신이 주당 보통주 1주를 부여하는 무상증자를 각각 결정했고 휴젤은 1대2 비율로 무상증자를 했다. 케어랩스는 주당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는 증시가 코로나19 국면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증가하면 권리락 등으로 주가가 내려가더라도 향후 상승장 흐름을 탈 경우, 주가가 단기간 내 회복될 수 있고 시가총액 역시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무상증자는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더 주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잉여금(여윳돈)으로 나뉜다. 잉여금으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으로 옮기는 형태다. 그렇게 발행한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나눠준다. 기업 오너와 같이 주식을 더 많이 가질수록 신주를 더 많이 배정받는다. 무상증자를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에게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튼튼함을 알리는 것으로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재무상태가 건전하지 않음에도 무상증자를 발표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의 경우 눈에 띠는 매출이 없을뿐더러 성과를 수치화하기 힘들다. 또 연구개발에 대한 기대로 외부 투자를 받아도 무상증자 발표에 주식 가치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거래량이 시총 대비 적었던 바이오 기업의 무상증자를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지만 무상증자로 주가를 올리더라도 향후 주가는 다른 기업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커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의 보유주식 수를 면밀히 살펴보고 투자자도 알맞게 대응해야 한다”며 “재무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선 무상증자가 오히려 주가를 다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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