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국장 “오지랖 넓은 사람...비웃음만 살 것” 文중재외교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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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국장 “오지랖 넓은 사람...비웃음만 살 것” 文중재외교 조롱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7.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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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북미대화 중재 거부에도 여권서 다른 해석
"아전인수격 해석...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하는 7일 북한 외무성의 일개 국장이 북미 대화 재개를 거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오지랖 넓은 사람" "비웃음만 사게 될 것"이라는 등 북미 대화 중재노력을 조롱하고 나섰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본인 명의 담화에서 자신의 상관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사흘전 담화를 거론하며 "때 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수뇌(북미정상) 회담설과 관련하여 얼마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하여 명백한 입장을 발표했다.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중재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고 했다. 

'오지랖 넓다'는 발언은 하노이 노딜 직후인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중재외교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꺼낸 말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최 1부상은 사흘전 담화에서 직접 '오지랖'을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서뿌르게(섣부르게) 중재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6일 윤건영 민주당 의원)는 식의 편의적인 해석이 나오자 권 국장이 나선 것. 

권 국장은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만 습관이 되어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정신나간)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있다"며 "어떤 인간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시지'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고 했다.

권 국장은 그러면서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뿐"이라고 했다. 또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는 것"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 발언 직후에도 편의적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고민정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금까지 북한에서 내왔던 어떤 발표문, 그리고 보도의 수위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봤을 때 총체적으로 총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는 우리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말씀도 했고 이제는 구체적으로 본격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추진해야 될 시점이라고도 했다. 그 단어(오지랖)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계시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될까 거기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게 저희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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