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주총 또 무산…노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셧다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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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주총 또 무산…노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셧다운 지시”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7.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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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사무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가 또 다시 무산된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구조조정과 ‘셧다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이날 소집한 임시 주주총회는 안건 상정이 이뤄지지 못한 채 이달 23일로 재차 연기됐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제주항공에 대한 ‘압박용’으로 신규 이사·감사 선임안을 상정하기 위한 임시 주총을 지난달 26일 열었으나 제주항공이 후보 명단을 주지 않아 무산되자 이날로 주총을 연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양사의 경영진 회의록 등을 확보해 공개했다.

노조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운항 승무직 90명(기장 33명‧부기장 36명‧수습 부기장 21명)과 객실 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등 직군별 희망퇴직 규모와 보상액이 상세히 적혀 있다. 총 405명에게 총 52억5000만원을 보상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문서인 3월 9일 양사 경영진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기재 축소(4대)에 따른 직원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에 대한 자구 계획은 있으나 급여 체납으로 인해 시행 시점이 늦어지고 있음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제주항공이 추가 대여금 50억원을 지급할 때에는 구조조정 관련 인건비로만 집행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결국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라 희망퇴직 인원과 보상액을 50억원에 맞춘 것”이라며 “4월에 구조조정을 전체 직원의 45%로 정했다가 이를 다시 절반으로 줄이며 고통 분담을 운운했지만 이미 계획이 정해져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3월 10일 실무 임직원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인력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양사 인사팀이 조속히 실무 진행하기로 의견을 나눴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제주항공이 비용 통제를 이유로 전 노선의 운휴를 요청했고, 이스타항공은 영업 의견을 취합해 최종 의사를 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돼 있다.

지난 3월 20일께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나눈 통화 내용에 이어 또 다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 등을 지시한 점이 확인된 셈이다.

노조는 이날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을 규탄하는 데 이어 7일 국회에서 정의당, 참여연대, 경제민주주의21 등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조만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해 정부가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문제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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