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개그'에 몸 던진 최태원 SK 회장,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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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개그'에 몸 던진 최태원 SK 회장, 이유가…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7.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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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서브포럼 사내 홍보 영상 ‘최태원 클라쓰’ 출연
이천서브포럼 사내 홍보 영상 ‘최태원 클라쓰’에 출연한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이천서브포럼 사내 홍보 영상 ‘최태원 클라쓰’에 출연한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40초 안에 SV Account(사회적 가치 측정)를 몸으로 설명하라.”

난해한 미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급기야 옷을 벗으려고 하자 몸에 ‘19금’ 빨간 자막의 경고성 메시지가 뜬다. 급기야 말로 이 복잡한 개념을 설명하려하니 제작진이 ‘몸으로만 해야 한다’며 제지한다. 결국 “이거 참 좋은데 표현할 수가 없다”며 머쓱해한다.

어느 한 TV 코미디 프로그램 얘기가 아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대기업 총수가 사내 방송에 나와 소위 ‘B급 개그’에 몸을 던진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내에 올라온 최 회장이 참여한 포럼 홍보 영상의 이름은 ‘최태원 클라쓰’다. 인기 드라마 제목의 패러디다. 패러디를 통해 제목부터 ‘B급 감성’ 느낌을 물씬 냈다. 최 회장이 ‘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삼행시를 지어보려는데 가운데 최 회장이 ‘일’이라고 혼잣말을 하자 옆에서 ‘3·6·9’인 줄 알고 ‘2’ ‘3’이라며 외치며 벌떡 일어서는 ‘B급’ 코미디도 선보였다.

오는 8일 열리는 SK 이천서브포럼을 2030 직원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B급 감성’에 최 회장이 직접 나섰다고 한다. 영상은 매주 한 건씩 사내에 공개해 3탄까지 나왔다.

이번 영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해 포럼이 온라인으로만 열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관심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최 회장이 “포럼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최 회장이 ‘B급 감성’ 코미디에 몸을 던져 망가질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SK 직원들 사이에는 "회장님이 이런 것도 찍으셨냐"며 화제가 됐다고 한다.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스로 근엄한 모습을 벗어던진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소통에 대한 최 회장의 열정은 회사 안팎으로 익히 알려진 바다. ‘행복 경영’을 회사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최 회장은 지난해 100회 행복토크를 달성했다. 최 회장은 국내 각지 관계사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해외 사업장를 직접 찾아 행복토크를 강행했다. 최 회장이 ‘100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동한 거리는 지구 한 바퀴와 맞먹는 3만9580Km다. 이를 위해 평균 주당 2회, 때로는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3차례 여는 강행군까지 감당했다.

최 회장의 이런 소통 행보에는 ‘같이’ 가치가 담겼다. ‘같이 해결하고’, ‘같이 구추하고’, ‘같이 행복을 만들자’는 SK의 방향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최 회장이 최근 강조한 ‘새로운 안전망(Safety Net)’, 토털밸류(Total Value) 등에는 기업이 고객을 넘어 사회도 같이 성장하자는 SK의 제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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