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집값 안정 대책에도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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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집값 안정 대책에도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 시장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7.05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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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으로 경기‧인천 상승 꺾였지만… 투기 수요 서울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북 오름세 두드러지고 있어
부산·울산 등 지방광역시 집값도 들썩… 진퇴양난 빠진 정부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동산 규제로 일부 지역 집값은 안정세를 보이나 비규제 지역은 불안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는 개입하지 말고 시장에 맡기라고 비판하고 있으나 현재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6·17 부동산 대책으로 경기와 인천 집값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투기 수요가 다시 서울과 지방 광역시로 몰리는 분위기다. 점점 더 커지는 부동산 거품을 지켜볼 수도 그렇다고 단번에 거품을 꺼트려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하게 할 수도 없는 정부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16% 올라 전 주(0.28%)보다 0.12%포인트(p) 줄었다. 인천은 0.34%에서 0.07%로 급감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의 영향으로 지역 내 매수 관망세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올랐다. 상승폭이 크지 않다고 해도 내림세를 보이던 집값이 지난달 8일 반등으로 돌아선 뒤 4주 연속 오르고 있다는 건 그리 좋은 징조로 보기 어렵다. 6·17 대책이 발표하기 직전인 15일 주간 상승률 0.07%를 기록했고 그다음 주 0.06% 재차 올랐다. 

특히 서울에서도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의 오름세가 뚜렷했다는 게 문제다.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로 불리는 지역의 9억원 이하 단지 위주로 오름폭이 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상계주공11단지 전용면적 49.94㎡는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4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이달 1일 처음으로 5억원을 넘기며 5억1300만원(9층)에 거래됐다.

강동구 선사현대아파트 전용 72.84㎡는 이달 8억98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함과 동시에 9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관악구 건영1차 전용 60.27㎡도 이달 1일 5억700만원(9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는 2년 동안 거의 두 배가 올랐다. 

금천구 신도브래뉴 전용 55.55㎡는 올해 1월 4억1000만원(5층), 4억2800만원(10층)에 거래됐다가 이달 1일 4억7700만원(12층)에 신고가로 올라섰다. 관악산벽산타운5 전용 114.84㎡ 역시 이달 2일 6억원으로 올해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거래는 뚝 끊겼으나 집값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에 대한 풍선효과로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속출하고 있다.

잠실권이지만 행정동으로는 신천동이어서 이번 규제에서 비껴간 파크리오 전용 84.79㎡는 지난달 29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규제 이후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단지 전용 121.23㎡는 지난달 28일 21억5000만원(7층)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만 문제가 아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지방광역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최근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달 15일 0.09%, 22일 0.15%, 29일 0.15%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부산은 0.05%, 0.1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후 0.09%로 소폭 하락했다.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구)이 부산의 가격 상승은 이끌었다.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자이2차 전용 84.91㎡는 지난 20일과 21일 8억5000만원, 8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가 9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 단지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말 8억1500만원이고 올해에는 7억6800만~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갑작스럽게 약 1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달 2일 9억4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84.98㎡도 현재 호가가 11억~13억원까지 치솟았다.

울산에선 남구 울산번영로두산위브 전용면적 84.91㎡는 지난 24일 6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이전 최고 거래가는 지난달 2일 6억700만이었다. 야음동 대현 더샵 전용 121.42㎡는 지난 22일 9억원에 거래돼 최고 거래가를 경신했다. 

정부가 6·17 대책을 내놨음에도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활활 터오른 이유는 수도권 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다시 서울로 유입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역풍선효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에서도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더 많이 올랐다”며 “수도권 웬만한 아파트보다 서울 강북 아파트가 더 싸다는 인식이 있는 가운데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니 유동성이 다시 서울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부산과 울산 등도 마찬가지다”면서 “지방에서도 규모와 인구가 많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 보니 최근 청약 경쟁률 상승과 함께 기입주한 아파트에도 매수세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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