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대란' 환매연기 5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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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대란' 환매연기 5조 육박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7.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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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개 펀드 중 상환 완료 고작 22곳  
현재 손실규모 1.4조는 “빙산의 일각”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잠잠할만 하면 터지는 사모펀드 사고에 손실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피해액은 4조원을 훌적 넘어 5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수면위로 올라온 사건만 따진 것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비정상적인 운용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부실 운용 규모는 더욱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5일 성일종 미래통합당의원실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26곳의 전문 사모운용사들이 총 298개의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연기 특정사유 발생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운용사들은 펀드 만기가 지났는데도 투자자들의 돈을 돌려주지 못하면 2주 안에 이를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 중 22개는 이후 상환이 완료됐지만 276개는 여전히 미상환 상태다.

276개 펀드의 설정 원본액은 3조6097억원, 평가액은 2조2423억원으로 나타났다. 약 40%에 해당하는 1조3674억원의 손실이 이미 발생한 셈이다.

손실이 우려금액을 추산하면 이보다 더 심각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실자산 편입해 환매 연기된 주요 사모펀드와 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규모를 추산해보면 약 4조5955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환매 중단 가능성이 높은 펀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6월 기준 전체 사모 펀드시장에 설정된 자금은 420조으로 이 중 1% 넘는 투자 자금이 부실 운용에 따른 피해를 본 셈이다.

지난해 저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9000억원가량의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발생된 이후 국내 메자닌, 사모사채, 무역금융채권을 담아 펀드를 판 라임자산운용은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해외 부실자산에 투자한 디스커버리부동산펀드(2000억원), JB호주부동산펀드(3200억원), 독일 헤리티지부동산DLS(5300억원), 이탈리아헬스케어채권(1800억원) 등도 환매연기를 선언했다. 최근엔 옵티머스운용이 공기업이 발주한 매출채권이 아닌 일반 비상장 사채로 자산을 바꿔치기한 것으로 드러나 피해 규모는 5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밝혀진 부실 운용 펀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사모펀드 피해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모펀드는 폐쇄적으로 운용돼 투자자들도 운용방식을 알지 못하는 '깜깜이 펀드'가 됐다. 

한편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의 사고가 잇따르자 뒤늦게야 전수조사 방침을 세웠다. 워낙 방대한 숫자의 운용사와 펀드가 있다 보니 판매사들과 협업하면서 금융감독원 내에 별도 조직을 신설해 운용사에 대한 현장점검도 동시에 진행한다. 펀드조사는 판매사가, 운용사 조사는 당국이 맡는 식이다. 이를 통해 시장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부실 운용사를 걸러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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