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던 D램 가격이 멈췄다…불확실성 커진 하반기 반도체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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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던 D램 가격이 멈췄다…불확실성 커진 하반기 반도체 경기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7.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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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D램 고정가 전달과 동일…5개월 이어온 상승세 끊겨
반도체 반등 ‘경고음’…서버向 수요 견조해 긍정적 시선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올해 들어 5개월 간 이어온 메모리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지난달 멈춰 섰다. 하반기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D4 8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달 말일 기준으로 평균 3.31달러로 집계됐다. DD4 8기가비트는 PC에 주로 사용되는 반도체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동향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5개월째 이어온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세가 멈췄다. 그동안 증가폭은 올해 초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지난 5월 말 D램 고정거래가격도 전달보다 0.6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전달보다 11.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D램 가격 상승이 멈춘 것을 두고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이 향후 가격 하락을 예상해 주문량을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2, 3차 재확산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확산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줄어든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PC와 노트북용 D램 수요 급증에도 가격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며 “D램 수요 업체들이 향후 가격 하락을 예상해 주문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구매자들의 재고가 쌓여가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경기 둔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약 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정거래가격과 달리 현물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가격은 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가 당일 조사를 통해 확보한 거래 가격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하루에 세 번 현물가격을 발표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가격은 1분기 넘게 하락세가 이어지며 첫 하락 전환 시점부터 지난말까지 17% 이상 떨어진 상태다. 글로벌 주요 제조사와의 대규모 거래 시 정해지는 고정거래가격이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현물가격은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현물가격 하락에도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점을 긍정적인 지표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D램 가격 반등을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물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반등 흐름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고정거래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유지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지표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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