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는 韓조선사들…구조조정 본격화 되나
상태바
몸집 줄이는 韓조선사들…구조조정 본격화 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7.02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重, 이달부터 조선·해양 통합…부서 규모 20% 축소 
STX조선해양, 13일까지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 중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부로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조선해양사업부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부서 규모는 20% 가까이 축소되고, 임원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은 생존을 위한 위기극복이 가장 우선인 만큼, 모든 역량을 투입해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다가오는 하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형 조선사 상황은 더 심각하다. STX조선해양은 오는 13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수주를 단 1척도 하지 못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가 없으면 내년 1분기 일감도 모두 바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회사는 자구노력에도 수주부진, 손익 악화로 고강도 자구계획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STX조선해양 측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더 줄이지 않으면 회사가 생존하기 어려워졌다”며 “경영이 어렵지만, 가용한 모든 예산을 동원해 위로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업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사들의 수주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5월까지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나 급감했다. 발주가 줄어들면서 올해 1~5월 한국의 누계 수주 실적은 90만CGT(32척)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절반이 지났음에도 조선 3사 모두 수주 목표치의 20%대를 넘기지 못한 상태다.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대규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아직 수주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2027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해당 계약만으로 업황 회복을 거론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코로나19에 저유가까지 겹치며 올해도 수주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 일감이 조만간 없어질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오는 2022년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 2기를 제외하고 추가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시에서 최대 8000명의 협력사 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조선사의 수주가 지속적이지 않으면 ‘수주절벽’을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양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가)2022년 확보한 일감은 약 400만CGT로 올해 중 2022년 인도계약분으로 최소 500만CGT를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량 감소, 일감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고용 불안정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클락슨의 올해 해상물동량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일단락됐지만, 하반기 물동량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니 한국 조선업계의 회복도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