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타고 남하 중인 6‧17 대책 풍선효과
상태바
경부선 타고 남하 중인 6‧17 대책 풍선효과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7.01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책 발표 이후 천안 집값 341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 기록
지난해 규제 풀린 부산에선 부동산 임대 법인 폭등, 집값 급등
전문가 “두더기 잡기식 대책 남발 말고 차라리 전국 규제하자”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6·17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이 서울과 천안을 거쳐 부산으로 번지고 있다. 투기 수요가 경부선을 타고 남하한 것과 같은 형국이다. 전문가는 예견된 결과라고 혀를 찼다. 현행 규제로는 유동성이 비규제지역으로 움직이는 흐름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인근 지역 조정대상 묶이자 천안 아파트 상승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2일 기준) 충남 천안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2% 오르며, 2013년 11월 이후 341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근 수도권 남부, 대전시와 청주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백석동, 쌍용동은 저가 소형 아파트, 불당동은 신축 아파트, 청당동, 성성동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급격하게 늘었고 일부는 거래가 되기도 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불당동 ‘불당 호반써밋플레이스 센터시티’ 전용면적 84.9694㎡는 지난달 6일 6억1600만원(21층)에 거래됐으나 6‧17대책 발표 후 나흘째 되던 21일에는 6억5500만원(18층)으로 3900만원이 뛰어올랐다.

‘불당아이파크’ 전용 84.95㎡의 가격 변동도 비슷했다. 지난달 4일과 6일 3억9300만원(14층), 3억7000만원(4층)에 각각 매매가 성사됐다. 그런데 대책 발표 후인 20일 3억9900만원(5층), 24일 4억500만원(10층), 26일 4억원(6층)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백석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천안은 지난달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된 데다 하반기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과 풍선효과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달궈질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며 “다만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투기꾼 집결 중인 부산

부산 부동산 시장도 풍선효과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넷째 주 부산 아파트 가격은 0.11% 상승했다. 3월~5월에 이어 6월 초까지 내림세를 보이던 집값이 마지막 주에 들어 급등세로 돌아섰다.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해운대는 0.26%, 수영구는 0.32%, 동래구는 0.24%가 올랐다. 부산진구도 0.18%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해운대구 ‘해운대자이2차’ 1단지 전용 84.9188㎡는 4월 7억7500만원(27층)에서 매매됐던 것이 지난달 20일에는 8억5000만원(26층)으로 무려 7500만원이나 치솟았다.

집값 상승과 함께 부동산 법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동기대비 올해 5월 말까지 증가한 신설법인 499개체 중 무려 80%에 달하는 392개체가 부동산 임대업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법인신설 사례가 상당수 포함된 탓으로 보인다. 부동산 임대업 법인 신설은 5월 한 달 동안만 160개체에 달할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와 관련해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기 수요가 규제 지역을 피해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두더지 잡기식 규제보다는 전국을 동시에 규제하는 방식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