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인데”…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에도 수요 회복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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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시즌인데”…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에도 수요 회복 ‘요원’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7.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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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 상반기 국제선 여객 수송 전년比 90% 이상 급감
FSC, 이달부터 일부 국제선 운항 재개…LCC는 국내선 확대로 안간힘 
최대 성수기 3분기도 반등 어려워…수요 회복까지 3∼4년 소요 전망도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맞았지만 울상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제선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항공사(FSC)는 장거리 노선과 화물로,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선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까지 항공 수요가 회복되려면 최소 3년 이상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항공사 9곳의 국제선 누적 여객수(출발·도착)는 9만3489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8.1%나 감소했다. 앞서 4월 국제선 여객수도 전년 동기 대비 97% 가까이 줄었고, 6월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내내 코로나19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힌 항공사들은 통상 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맞았지만 여전히 고심이 깊은 상태다. 그나마 FSC는 장거리 중심의 국제선 운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그간 운항을 중단했던 미국 댈러스와 오스트리아 빈 노선 운항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워싱턴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미국·유럽 노선의 운항 횟수는 지난달 보다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을 이달부터 주 3회 운항하고, 이달 말부터는 매일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런던(주 2회)과 파리(주 1회), 터키 이스탄불(주 1회) 노선도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홍콩과 호찌민, 하노이, 방콕, 샌프란시스코, LA, 프랑크푸르트 노선 등의 운항은 이달보다 주 1∼2회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운항 재개 방침은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사실상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최근 다소 주춤했던 코로나19 감염은 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재확산되는 등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항 재개에 나서는 이유는 선제적으로 노선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일 뿐, 현재까지 여객 수요 회복 조짐은 없다”면서 “또 대형사의 경우, 화물 공급 확대를 염두에 두고 화물 수요가 있는 노선을 우선적으로 재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저도 어려운 LCC들은 국내선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며 수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부터 김포~광주 노선에 한 달간 부정기편을 띄우는 중이다. 김포~광주 노선에는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부정기편을 띄우고 있다. 해당 노선은 지난달 1일 정기편으로 전환한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까지 총 4개 항공사가 운항 중이다.

여수 노선에도 LCC들의 신규 취항이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오는 16일까지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부정기편을 운항 중이다. 이번 취항으로 여수공항에 취항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하이에어(소형항공운송사업자) 등 4곳으로 확대됐다.

LCC들은 여름 휴가철을 대비해 양양 노선에도 공급을 확대 중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부산~양양 노선에 부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6일부터 부산~양양, 광주~양양에 취항했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 역시 이달부터 김포~양양 노선에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다.

다만, 여행 심리 회복 전부터 항공사 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자칫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는 우려가 있다. LCC들은 국제선 매출 비중이 70∼80%를 차지하는 탓에 국내선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역부족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여객 수요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항공사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향후 국내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제여객항공시장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난해 수요를 회복하려면 최소 3~4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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