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0인 진단] 상승 55% vs 보합‧하락 45%… 엇갈리는 하반기 집값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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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인 진단] 상승 55% vs 보합‧하락 45%… 엇갈리는 하반기 집값 전망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6.3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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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엇갈리며 내 집 마련 시기도 ‘제각각’
전문가, 올 하반기 ‘강남4구’ 분양이 매력적
<매일일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 그래픽= 서형선 기자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유례없는 초저금리, 정부 규제 등 다양한 변수로 짙은 안갯속에 있다. 현재 6·17대책 이후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의 부동산 과열 분위기는 누그러졌으나 서울 일부 집값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강세가 서울 외곽지역의 중저가·소형 아파트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전셋값 상승세 역시 심상치 않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매일일보>는 업계‧학계‧연구기관을 대표하는 전문가 20인을 선정, 하반기 전망을 물었다.

◆ 여러 변수에 집값 움직임 ‘시계제로’

하반기 집값 동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20명의 전문가 중 11명의 전문가가 상승을 예상했으나 보합과 하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9명이나 됐다. 상승을 택한 전문가도 보합 또는 하락으로 답변한 전문가도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을 제기해 어느 한 관점에 무게를 실기가 어려웠다.

우선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 대학원 교수는 “초저금리에 유동성 자금이 많은 데다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신호가 계속돼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런 탓에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 인근 집값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상승을 점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비슷했으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조금 달랐다. 송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증가와 임대차 3법에 의한 임차인 안전장치 강화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요는 늘어나는 데 공급은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며 전셋값이 상승, 종국에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 폭은 그다지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연구기관에서 보합 또는 하락을 예측했다는 특징도 있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침체와 6‧17대책이 하방압력으로 작동, 상반기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의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종부세율 상향, 공시가격 현실화, 12‧16대책과 6‧17대책,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등의 영향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집값은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내 집 마련’ 시기 관련 의견도 제각각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관심이 큰 ‘내 집 마련 시기’ 전망도 집값만큼이나 의견이 제각각 나뉘었다. ‘빠를수록 좋다’고 응답한 전문가 11명, ‘2021년 하반기’ 4명, ‘2021년 상반기’ 3명, ‘2022년 이후’ 2명 순으로 나타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등은 “자금여건과 거주목적에 부합하는 주택이 있다면 굳이 매수를 미룰 필요가 없다”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올해 이후를 매수 시기로 고른 전문가 중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도 “현재 서울 집값은 너무 올라 매매에 뛰어들기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보니 내년 상반기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는 수요자가 많다”면서 “하남 교산신도시 등의 전셋값 상승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장은 “6‧17대책에 따른 법인의 보유세 회피 급매물이 속출하는 시작하는 시점과 3기 신도시 등 공급대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 내 집 마련 준비에 나서는 게 좋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과 최은영 소장은 3기 신도시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2022년 이후’를 꼽았다.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서울 집값이 안정된 이후 내 집 마련을 준비하기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주목해야 할 서울 분양단지로는 ‘강남4구’ 12명, ‘기타’(자금 상황에 맞춰서) 5명, ‘마용성’ 2명, ‘노도강’ 1명 등으로 집계됐다. ‘강남4구’는 정부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재고 주택과 분양 주택의 가격 차가 가장 커질 가능성이 있어 매력적이라는 게 다수 의견이었다.

◆ 전문가 20명 중 19명 ‘전셋값 상승’

하반기 전셋값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이유와 진폭에 대한 시각은 다르지만, 전문가 20명 중 19명이 상승을 점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최근 몇 년간 매맷값과 비교해 전셋값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도 “서울 전세가율은 월간 단위 기준으로 2016년 6월 이후 4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최근 집값이 보합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전셋값은 상승, 격차가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은 “내달 말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청약 대기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데다 초저금리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으로 전세 희소성이 두드러지는 등 전셋값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많아 상승세 가파를 수 있다”고 봤다.

유일하게 하락을 예견한 이창동 팀장은 전세 대출 규제에 주목했다. 이 팀장은 “6·17 대책으로 3억원 초과 아파트 구매 시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하면서 고가 전세의 경우 가격 조정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가나다 순)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교수,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양지영 R&C연구소 소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 장재현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 허명 부천대 부동산유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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