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항공사 M&A, 하반기에는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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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항공사 M&A, 하반기에는 성사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6.29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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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이동걸 회동에 아시아나 인수전, 재협상 돌입 기대감
이상직, 이스타 지분 헌납 결정…인수 작업에 속도 붙을지 주목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항공업계 인수합병(M&A) 작업이 오리무중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전격 회동하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부진한 이스타항공 인수전 역시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히면서 M&A 작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5일 배석자 없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산은이 지속적으로 현산에게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했던 만큼 이 회장이 회동 자리에서 정 회장에게 인수 과정 마무리를 위한 협상을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회장이 배석자 없이 만났다는 점에서 안개속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 시한은 지난 27일까지였지만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까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과 이동걸 회장의 회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M&A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재협상에 들어갈 경우 양측이 합의점을 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산이 조만간 재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가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운데)가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사간 최초의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도 교착상태에 빠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26일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전환사채(CB) 발행 예정일을 당초 예정됐던 오는 30일에서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 날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거래 종결 시한이 무기한 연장된 셈이다. 

양사 갈등은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에서 비롯됐다.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부터 임직원의 임금을 일부만 지급했고, 4월 들어서부터는 아예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6월 현재 체불임금 규모는 250억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계약을 맺을 때 제주항공이 당초 체불 임금 해결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현 경영진과 대주주 측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이 인수 대금 110억원을 깎아주는 방안까지 제시했지만, 제주항공 측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주항공의 인수를 촉구했다. 이 의원의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지분 39.6%(약 41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이 대독한 입장문에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과정과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으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오늘이 M&A 딜의 마지막 날이고 현재 회사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이 의원이 회사와 임직원의 고용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딜이 성사되도록 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제주항공과의 M&A 진행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정부 지원을 받을 자격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이 당초 약속한 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인수 작업을 서둘러주기를 1600명 임직원과 함께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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