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 대책, 서울 중저가 단지 '역풍선 효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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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 대책, 서울 중저가 단지 '역풍선 효과' 키웠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6.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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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노도강·금관구…매수세 붙어 시세 견인
상계주공 12단지· 신도림 태영타운 등 최고가 경신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중저가 단지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노도강과 금관구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중저가 단지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노도강과 금관구 지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중저가 단지 밀집지역 집값에 다시 불을 붙였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로 묶이면서 ‘역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꾸준한 실수요로 서울 집값은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지금 아니면 못산다’는 불안감이 수요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넷째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2% 오르며 5주 연속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가 시세를 이끈 가운데 노원구를 비롯해 구로구, 도봉구 등 6억 이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났다.

실제 이달 이들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 분위기가 뚜렷이 감지된다. 이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를 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2단지’ 전용면적 49.94㎡는 4억6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동 ‘미도’ 전용 87.57㎡도 6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썼다.

올해 매매가 전무했었던 노원구 공릉동 ‘삼익아파트’ 전용 58.89㎡는 4억900만원에 올해 첫 거래가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노원구 중계동 ‘경남아너스빌’ 전용 84.9132㎡도 올해 매매가 없었지만 6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처음으로 6억원대로 올라섰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노원구에 매수세가 쏠리며 손바뀜이 계속됐는데, 이번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더욱 늘어났다”며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이 돼 같은 규제라면 서울이 더 낫다고 보고 매수에 나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도 서울 은평구와 관악구를 도시철도로 연결하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본격 추진 호재 등과 맞물리며 집값이 상승세다. 봉천동 ‘관악드림타운동아’ 아파트는 전용 60㎡이 6억9000만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동 ‘관악파크 푸르지오’ 전용 84.99㎡가 8억4500만원에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태영타운’ 전용 59.99㎡는 8억4800만원에 최고가로 손바뀜했다. 구로구 고척동 ‘고척파크푸르지오’ 전용 59.89㎡도 7억500만원에 첫 7억원대 매매가 성사됐다.

이같은 상승세 배경엔 정부 대출정책이 자리한다. 앞서 12·16 부동산 대책 당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또 9억원 이상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종전 40%에서 20%로 낮추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번 6·17 부동산대책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하면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하나 9억원 이하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40%)은 같다. 더욱이 6억 미만 아파트는 보금자리론(LTV 70%, 최대 대출 한도 3억원)을 이용해 매수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서 비규제지역에 집중되는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키 위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이에 수도권과 서울 간 변별력이 줄어들어 매수 수요가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황재현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6·17 대책에 대한 불안심리로 급매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저가 매물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며 “초저금리 장기화 정책에 따라 갈 곳 없는 유동 자금이 부동산에 계속 머물러 있고, 저평가된 단지 또는 평형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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