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열풍에 CMA 잔액 10조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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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열풍에 CMA 잔액 10조 ‘뚝’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6.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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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57조→47조…전문가 "신용융자 등 과열 조짐은 부담"
IPO를 앞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이 몰리면서 증권사 CMA 잔고가 하루만에 10조원이 증발했다. 사진은 청약 신청 고객들로 북새통인 한 증권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IPO를 앞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이 몰리면서 증권사 CMA 잔고가 하루만에 10조원이 증발했다. 사진은 청약 신청 고객들로 북새통인 한 증권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최근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에 3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잔고가 단 하루 만에 10조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23~24일간 실시한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323.02대 1로 집계됐다. 이는 1억원을 청약 증거금으로 넣을 경우 대략 13주를 배당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 다음 날인 25일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 CMA 잔고는 전날 56조9000억원에서 46조8000억원으로 줄어 하루 동안 무려 10조원 이상 빠져나갔다고 공시했다. 또 증권계좌에 쌓여있는 투자자예탁금은 46조3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하루 만에 ‘증발’한 10조원의 목적지는 SK바이오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4월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침체로 공모절차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종목들이 속출했지만 최근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SK바이오팜의 IPO 소식이 전해지면서 5~6월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에 대한 관심 늘고 있지만, 거래대금과 신용융자 등에서 일부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은 부담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이틀간 공모주 청약에 3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리면서, 제일모직이 갖고 있던 30조원의 기록을 깨기도 했다. 제일모직은 상장을 위해 청약했던 2014년 12월에 CMA 잔고가 크게 감소한 적 있어서다. 당시 청약마감일인 12월11일 CMA 잔고는 42조7000억원에서 35조4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17.1%)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SK바이오팜의 흥행 여파는 대기 중이던 청약시장까지 번졌다. 지난 25~26일 이틀간 진행된 신도기연 청약에는 1조9864억원의 증거금이 모집됐다. 같은 기간 청약을 진행한 위더스제약 역시 2조7500억원의 증거금을 모집했으며, 두 회사는 청약 일정이 겹쳤음에도 단 이틀 만에 약 4조75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추가로 시장에 유입됐다. 한 주 새 공모주 시장에 몰린 자금만 36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밖에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현금 유동성 역시 풍부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최근 펀드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 18곳을 보면 10곳이 지난 26일 기준 종가가 오히려 공모가를 밑돌고 있기 때문에 투자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큰 규모의 CMA 잔고가 줄어든 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정부정책 등으로 현재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 발행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최근 증시 전반의 회복세가 기대되면서 상장심사 청구를 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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