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지난 5월 회사채 발행 규모가 전월과 비교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가동하면서 일반회사채·금융채·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규모가 나란히 증가해서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0년 5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보면 지난달 기업들이 은행 대출이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돈은 총 16조718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5999억원(40.1%) 늘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의 증가세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규모는 15조8994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4761억원(39.2%) 늘었다.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업별로 보면 하나금융지주(8000억원), 현대카드(6300억원), 현대커머셜(6200억원), 현대자동차(6000억원), KB금융지주(6000억원), 국민은행(4500억원), 신한카드(3600억원) 등의 순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가 컸다.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4조9170억원(47건)으로 전월 대비 6970억원(16.5%·14건) 증가했다. 채무상환목적의 중·장기채 발행이 많았다. 금융채는 8조3040억원(154건)으로 전월 대비 2조4730억원(42.4%·49건) 늘었다. 금융지주채(246.7%)를 필두로 은행채(11.8%), 기타금융채(20.4%) 모두 골고루 늘었다. ABS는 전월보다 1조3061억원(95.2%·36건) 증가한 2조6784억원(120건)이었다.
주식 발행규모도 1724억원(5건)으로 전월 대비 1238억원(254.7%·3건) 늘었다. 지난 3월 이후 2개월 만에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전월에 1건도 없었던 IPO는 2건(272억원)이나 이뤄졌다. 이베스트기업인수목적5호(70억원), 드림씨아이에스(202억원)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유상증자 규모의 경우 전월 대비 966억원(198.8·1건) 증가한 1452억원(3건)이었다. KR모터스(코스피, 260억원), 심텍(코스닥, 619억원), 디비메탈(비상장, 573억원)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과 전단채의 발행실적은 총 94조9949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8774억원(5.8%) 감소했다. CP는 전월보다 1조8485억원(7.8%) 증가한 25조6630억원, 전단채는 7조7259억원(10.0%) 줄어든 69조3319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말 기준 잔액은 각각 CP 182조9144억원, 전단채 57조2595억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의 정책들이 마중물 역할을 하다보니깐 시장의 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개선돼 회사채 발행이 늘어났다”며 “다만 코로나19와 무관한 업종에서 발행이 잘 되고, 취약한 업종에서는 여전히 발행에 어려움이 있어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