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도 랠리?...코로나 재확산·기업실적이 관건
상태바
하반기 증시도 랠리?...코로나 재확산·기업실적이 관건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6.28 0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 1700~2480선
美 대선도 변수...장밋빛 영업이익 전망치도 경계요소
하반기 증시도 상승세가 유효할 거란 기대 속에 변동성을 키울 변수들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증시도 상승세가 유효할 거란 기대 속에 변동성을 키울 변수들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과 불투명한 기업 실적이 지수 반등의 발목을 잡을 거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1700~2480다. 신한금융투자 1700~2200, 한국투자증권 1730~2290, NH투자증권 1850~2150, 유안타증권은 1900~2350, 대신증권 1900~2480 등을 제시했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중순 역사적 낙폭을 기록한 이후 세계 각국이 내놓은 유동성 정책과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라 4~5월 급격히 회복되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가파른 반등 후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 고점인 2200선 도달 후 횡보세를 유지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하반기 증시 상승세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ECD 경기선행지수와 미국 ISM제조업지수, 중국 PMI지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행, 심리지표가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급락한 이후 2~4월 저점을 확인했거나 저점이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이들 사이클 지표들은 추세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는데 지난 2000년 이후 평균적인 상승기간은 13~16개월로 계산된다.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회복의 강도를 떠나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세계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반등을 예상한다"면서 "글로벌 경제 정상화는 펀더멘털 장세 진입으로 이어지고 코스피 상승 추세는 강화될 전망이다. 유동성에 펀더멘털 모멘텀까지 가세하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변수가 산적해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대선, 코로나19 재확산 등 하반기 증시 변동성을 키울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다. 이로 인한 지수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우선 2분기 대비 3분기 빠른 회복을 보였다가 4분기 다소 약화되는 '역N자형'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3분기 고점을 지나 4분기 주춤하다가 내년 25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올해 2분기가 가장 최악의 경기 상황이었고 3분기에는 록다운 해제효과와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책 효과로 적어도 가을까지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이다. 만약 코로나19가 거의 진정되면 4분기에는 상반기에 펼쳤던 완화정책을 거두려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 재확산 우려와 미 연준의 정책 부재, 미 대선 후보인 바이든과 민주당의 증세 논의 등에 따른 진통으로 3분기 증시 하락 이후 4분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로 경기와 기업 이익 회복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느릴 것이라는 가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증세 논의 등으로 3분기 변동성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증시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예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흥국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 방향성은 변화한 적이 없었고 그나마 진행됐던 선진국 주식형 ETF로의 자금 유입도 정체되는 등 지속 유입 중인 개인투자자들의 자금과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경제 회복의 시그널이 포착될 때 재개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오는 9월 공매도 재개 가능성과 대주주요건 강화는 하반기 증시 변동성을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초 코로나19로 증시가 패닉에 빠지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아울러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에 따라 오는 2020년 4월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주식 보유액 기준이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데 이어 2021년 4월 3억원 이상으로 추가 하향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3월 증시 변동성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 자금이 가파르게 유입된 상황인 만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원래 계획대로 9월 중 종료된다면 시장 참여자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면서 "양도세 적용 기준이 예정대로 강화된다면 과세 회피를 위한 주식 매도 경향은 올해도 반복되며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변수는 국내 기업들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됐다는 지적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실적 확정치가 발표된 뒤에도 하반기 이익 추정치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종목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한 꺼풀 벗겨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주요 200개 기업의 3·4분기 실적과 관련해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제시한 횟수는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총 906건이었다. 전달인 5월(1529건)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1005건)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15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뒤 하반기 전망치 업데이트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반기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은 상황에서 주가만 최근 기대감을 업고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등에서 업황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전망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망치 하향 조정과 향후 있을 어닝쇼크 등을 감안하면 실제 PER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장성과 펀더멘털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