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 중인 증권사들 “위기땐 현금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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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 중인 증권사들 “위기땐 현금이 최고”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6.25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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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증권사 현금성자산 20조7504억원 집계
“현금성 자산 부족으로 경영난 빠지는 업체도 존재할 것”
최근 증권업계가 ‘현금성자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증권업계가 ‘현금성자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증권업계가 위기일수록 ‘현금이 최고’라는 말처럼 ‘현금성자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57개 증권사의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조7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2조8483억원보다 61.5%(7조9021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의 12조1658억원과 비교해도 70.5%(8조5846억원) 증가했다.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9년 2분기 9조1893억원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의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1분기 6278억원에서 3조1050억원으로 394.5%(2조4772억원) 늘어나면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조408억원에서 2조908억원, 신한금융투자 2277억원에서 1조9208억원, 한국투자증권 7926억원에서 1조6329억원 등 순으로 현금성자산을 크게 늘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사가 지난 3월말까지 현금성 자산을 늘린 건 시장변동성을 대비해 확보해둔 것”이라며 “하반기에 현금성 자산에 대한 부분이 일정부분 변할 수도 있지만 투자쪽으로 전환할 거라고 확답하긴 어려워 시장흐름을 지켜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가 현금성자산을 늘린 건 올 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담보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발행 실패 등으로 증권사가 떠안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자 급히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현금성자산은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대기 투자자금을 의미한다. 통상 업계가 현금을 늘리는 이유는 경기가 어려워져 추후 경영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신규 투자를 줄이고 내부에 돈을 쌓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현금 흐름이 우량한 기업은 단기적으로 현금비율 빠른 시일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당좌비율’과 단기 부채에 대한 지불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동비율’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대비 총부채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부채자본 비율’,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을 참고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서 RP거래가 주로 익일물(만기 1일) 위주로 이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절한 유동성 관리를 통해 충격에 대비하도록 일정 비율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했다. 현금성 자산에는 △현금 △예금·적금 △양도성 예금증서 △당일 인출가능한 대출 약정 △증권금융회사 예탁금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를 시기별로 3단계로 나눠 시행한다. 오는 7월부터 현금성 자산을 RP 매도 잔액의 최대 1%를 보유해야 한다. 오는 7월 한 달간은 익일물만 규제 대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안정되면서 각종 상환금이나 주식·채권 평가손익이 정상으로 돌아와 현금성자산이 기존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에겐 매력적일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금자산 부족으로 경영난에 빠지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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