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한국이 가장 위험” 미중 신(新) 냉전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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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한국이 가장 위험” 미중 신(新) 냉전은 난제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6.2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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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플러스 원’ 공급망 전략 추진 과제
美의 反中경제블럭 압박엔 ‘가치동맹’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첫 대선 유세를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오클라호마은행센터(BOK)에서 재개한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이 트럼프 연설에 열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첫 대선 유세를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오클라호마은행센터(BOK)에서 재개한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지지자들이 트럼프 연설에 열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기술전쟁 단계를 넘어 이미 역사적으로 2차 냉전에 돌입했다. 2차 냉전 상황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국가는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세계적 경제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국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한 바 있다. 미국과 구소련 간 1차 냉전에 이어 미중 간 2차 냉전을 경고한 그의 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최근 미국이 중국에 신냉전을 선포하면서 현실이 됐다. 그리고 미중 신냉전은 한국에 난제 중 난제로 다가왔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신냉전의 배경과 관련해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기점으로 구체화된 중국경제와 세계화의 접목 이후,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에 비추어 중국과 세계화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미국에서 제기됐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는데 우선 사회주의 색채가 농후한 중국의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년 동안 미중 경제마찰에는 그런 미국의 사고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은 세계화 경제 질서를 중국과 함께 영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세계경제 가치사슬(GVC)에서 떼어내는 작업에 돌입했다. 흔히 ‘디커플링’으로 불리는 대중 전략의 실행이다. 여기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상장 폐기 △미국 기술을 활용하여 제조된 제3국 제품의 화웨이 수출 금지 △중국의 24개 기업을 포함한 총 33개의 첨단 산업 기관에 대한 미국 상무부 제재 등이 망라돼 있다. 특히 미국은 동맹국과 우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에 나섰다. 중국을 배제하는 친미 경제블럭을 만들어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중국은 대외무역을 통한 경제발전 전략에서 벗어나 내수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며 맞서고 있지만, 중국 내 소비의 획기적 증가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삼아 중간재 수출을 통한 간접 수출에 주력했던 한국으로서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게다가 미국이 EPN 참여를 압박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한국 입장에서는 공급망에 중국 이외 지역을 추가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나 미국에 대해 ‘가치동맹’을 주장하는 식의 전략을 펼 수 있지만 얼마나 먹힐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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