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보호무역 파고 높아졌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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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보호무역 파고 높아졌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 중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6.25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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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에 경기회복 속도 역시 세계적 모범 돼 가
코로나에 4차 산업혁명 앞당겨져 한국기업 가치↑
‘위기를 기회로’ 디스카운트에서 프리미엄 전환기
지난 24일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선별진료소의 간호사가 풍향초등학교 2학년 1반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손편지를 읽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의료진의 헌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광주 북구보건소에서 선별진료소의 간호사가 풍향초등학교 2학년 1반 학생들이 보내온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손편지를 읽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의료진의 헌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경제블록화는 더욱 심화되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커다란 악재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한국경제가 새롭게 찾아낸 기회 중 하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들어 한 국가의 영향력을 군사적·경제적 대국에서 주로 찾던 관점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세계질서를 더 이상 서구가 주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탈서구중심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역시 코로나 팬데믹 책임론을 자초하는 행보로 국제적 신뢰를 상실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미국도 중국도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리더십 공백 상황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례 없는 위기국면에서 선도적 모범국가 역할을 해냈다.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사회의 면모는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외환위기를 맞아서는 디지털 선진국으로 도약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한국이 가진 잠재력을 보여준 셈이다. 일각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코로나 방역 성공에 경기회복도 주요국 중 선두

코로나 디스카운트 해소는 이미 가능성이 확인되는 중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5월 경기선행지수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들을 추월해 기준점인 100선을 넘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방역에 힘입은 결과였다.

OECD 선행지수는 향후 6~9개월 후 경기전환점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상승세를 탔다는 의미다. 이는 곧 주요국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이 먼저 경기회복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한국은 각종 주요기관에서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OECD는 한국의 올 성장률을 -1.2%로 예상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2%로 예상했다.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집행할 경우 올해 마이너스 성장도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한국 강점 무형자산 중요해져

이런 가운데 자본시장에서도 ‘코로나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열린 ‘코로나19와 금융’ 세미나에서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시장은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성장 산업이 출현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며 “코로나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코리아가 로또 맞은 날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한국 증시의 흐름을 분석했을 때 신산업을 주도하는 종목들의 경우 주가무형자산비율(PPR)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제까지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전통산업의 기준을 따라왔다.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 둔화, 북한 리스크, 열악한 기업 지배구조 등이 영향을 미쳐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졌다.

하지만 PPR로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시대가 도래할 경우 한국의 주요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올라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2020년 1분기말 코스피 PBR은 0.7로 주요국 국가지수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역사적으로도 저점”이라며 향후 무형자산을 가치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무형자산 비중은 지난 10년간 2.9%에서 17.3%로 급증했다. 코스피·코스닥 기업은 정보기술, 바이오 등 우수한 지적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 상승여력이 높다”고 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의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되어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곧 한국제품이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이미지 때문에 제값을 못 받는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기업 지배구조와 노동시장 경직성 등 경제·사회적 문제와 남북 관계등 지정학적 문제까지 모두 영향을 미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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