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선 적격성 조사 통과에 들썩이는 집값…인근 단지 호가 ‘억’ 단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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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선 적격성 조사 통과에 들썩이는 집값…인근 단지 호가 ‘억’ 단위로 ↑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6.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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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선 경전철, 22일 민자적격성 조사 통과
수혜단지 소유주, 매물 거두고 호가 올려
거래 뜸했던 단지는 2억원이나 오르기도
전문가 “개통까지 8년 남은 점 상기해야”
서부선 노선도. 지난 22일 서부선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자 역사예정지 인근 단지들의 호가가 억 단위로 오르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부선 경전철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인근 지역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소식을 접한 소유주들이 호가를 직전 실거래가 대비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까지 올리고 있어서다. 일부 단지에서는 단체로 매물을 거둬들여 집값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교통 호재가 실현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은 만큼 실수요가 아니라면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은평구 새절역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 사업이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하반기 중으로 시행사 및 운영사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를 실시하고 2023년 착공할 계획이다. 개통 시기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서부선 적격성 조사 통과 사실이 알려지자 역사가 예정지 인근 단지 소유주들은 일제히 호가를 올렸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 면적 84㎡는 이달 초부터 15일까지만 해도 7억2000만~7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적격성 조사 통과가 알려지자 호가는 8억5000만원으로 직전 실거래가 대비 7000만~1억3000만원 급등했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금같은 기세면 무난히 9억원까지 집값이 오를 것”이라며 “지난달 적격성 조사 결과가 6월중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이 돌 때도 매수·매도 문의가 줄을 이었는데 통과가 확정되자 관련 문의가 체감 상 두 배는 늘었다”고 설명했다.

관악구 봉천동뿐만 아니라 다른 수혜지역들도 호가가 급등 중이다. 지난해 12월 2층이 13억원에 거래됐던 동작구 상도동 ‘상도파크자이’ 전용 84㎡는 호가가 15억까지 올랐다. 마포구 창전동 서강해모로 전용 83㎡ 역시 호가가 13억~13억5000만원 선으로 올랐다. 지난 2월 5층이 10억9500만원에 거래됐던 단지다.

서대문구 남가좌동도 호가가 억 단위로 올랐다. ‘DMC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3월 16층이 10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1억5000만~12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호가가 억 단위로 오르고 있다”며 “’DMC에코자이‘ 전용 84㎡의 경우 최근 10억원 중반대에 거래가 있었는데 서부선 발표 이후로 호가가 12억5000만원으로 뛰었다”고 귀띔했다.

단체로 매물이 실종된 단지도 있었다.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다.

은평구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부선 적격성 조사 통과가 발표된 후 나와 있던 매물 대부분 보류로 돌아섰다”며 “몇 안남은 매물도 호가가 기존 실거래가 대비 수천만원은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수자들도 집을 보러 왔다가 호가가 수천만원이나 올라있다 보니 대부분 매수를 포기하고 있다”며 “개통까지 약 10년이나 남았는데 호가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교통호재는 진행단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집값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향후 착공 시기에도 한 번 집값이 오를 것”이라면서도 “2028년 개통 예정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수요를 위해 매수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을 누리거나 교통망을 이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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