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전두환 씨와 함께 12·12 군사반란으로 처벌받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23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노태우 전 대통령이 항상 마음 아파하셨다고 전했다.
노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버지는 역사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분”이라며 “5·18 관련해 어떤 역할을 했든 간에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고 했다.
앞서 노 원장은 지난달 2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하고 방명록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또 5·18민주묘지 제단에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화환을 올렸다. 노 원장이 광주를 찾아 사죄의 뜻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대해 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은) 병상에 누우신 지 10년이 넘었고, 말씀과 거동을 전혀 못 하신 지도 꽤 오래됐다”며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하고 사죄의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 현충원에 가서 6.25 전사자에 참배하듯이 우리 광주도 국립묘지고 민주 묘역인데 당연히 참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묘역에 다녀온 다음 노 전 대통령에게 참배할 때마다 광주 가서 한 일들을 보고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