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퇴직 후 빠듯한 삶… 또 다시 직업 전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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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퇴직 후 빠듯한 삶… 또 다시 직업 전선으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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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36%, 재취업 못하면 1년 내 경제적 빈곤 상황
퇴직 후 절반 재취업… 미취업자 65%도 ‘취업 희망’
일자리를 찾고 있는 어르신. 사진=연합뉴스
일자리를 찾고 있는 어르신.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1960년대에만 해도 60세가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61세에는 거하게 환갑잔치를 치렀다. 최근에는 늘어난 수명에 60세를 넘긴다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 됐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 집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6년 기준 82.7세로 늘어났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 빈곤율 1위, 자살률 1위인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장수가 마냥 축하할 만한 일인지는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이런 현상은 대다수 퇴직자가 노후준비를 한 틈도 없이 젊은 나이에 회사를 떠난 탓이다. 하나금융 100세 행복연구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사는 50~64세 퇴직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퇴직 연령은 49.5세로 나타났다.

퇴직자 절반이 넘는 61.3%가 40대 후반(45~49세)과 50대 초반(50~54세)에 장기간 근속한 직장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60~64세)까지 남은 기간인 ‘소득 크레바스’ 기간은 평균 12년 6개월에 달해 안정적인 소득이 끊기거나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퇴직자 10명 중 6명(62.8%)은 퇴직 전보다 생활비를 줄였다. 퇴직자의 월평균 생활비는 252만원. 경제활동으로 얻는 수입은 평균 월 256만원으로 사실상 모든 소득이 지출로 나가는 셈이다. 

조사 대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당장 이번 달 생활비부터 모자란다는 응답이 7.2%였으며 종종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9.7%에 달했다. 

이런 탓에 수입과 자산 규모가 적은 퇴직자들은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퇴직자 10명 중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4명(37.2%),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이 2명(17.9%)꼴이었다. 경제생활을 하지 않는 나머지(44.9%) 중에서도 64.8%가 구직 중이거나 창업 계획하고 있었다.

문제는 2년 이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찾는 데 실패하면 재취업 성공률이 크게 하락한다고 점이다. 재취업한 퇴직자 중 79.3%는 1년 이내에 취업에 성공했다. 13~24개월 11.3%, 25~36개월 5.4%, 37개월 이상 4.0% 순이었다.

구직 때 어려웠던 점(중복응답)으로는 나이에 맞는 직업이 한정적 78.0%, 나이 때문에 사업장에서 꺼림 62.4%, 혼자서 구직하기 어려움 23.4% 등으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시급했다. 어렵게 일자를 구해도 퇴직 전 소득 대비 재취업 직장의 소득은 절반 정도(52.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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