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식품업계, 농어촌 상생 열풍…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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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식품업계, 농어촌 상생 열풍…두 마리 토끼 잡는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6.18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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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X함영준 오뚜기 다시마 2개 ‘오동통면’ 인기폭발
농심·CJ제일제당 등 쌀·감자·양파 등 지역특산물 매입해
기업 ‘식자재 안정적 확보’ 농어촌 ‘재고처리’ 상호 윈윈
‘가치 소비’ 바람에 기업 매출 증대·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백종원은 지난 4일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 완도 다시마 2년치 재고 2000톤이 그대로 쌓여 있다며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라면 재료로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SBS '맛남의 광장'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4일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 완도 다시마 2년치 재고 2000톤이 그대로 쌓여 있다며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라면 재료로 구매해달라고 부탁했다. 사진=SBS '맛남의 광장' 캡처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자신의 정치 사회적 신념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돈을 쓰려는 ‘가치 소비’ 바람이 식생활에도 불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고 몸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에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농어촌과의 협업 바람이 불고 있다. 양측이 협업할 경우,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확보할 수 있고 농어촌 입장에서는 재고 처리와 수입 확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어서다. 특히 기업은 매출 증대 효과는 물론 대내외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효과가 커 관심을 더욱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오뚜기몰 캡처.
오뚜기의 온라인몰 오뚜기몰에는 주문량 급증으로 일부 상품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가 띄워져 있다. 사진=오뚜기몰 캡처.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이슈가 된 협업은 오뚜기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을 받고 청정다시마 2장이 들어간 ‘오동통면’을 지난 8일 한정판으로 출시한 사례다.

백종원 대표는 SBS의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출연해 “전라남도 완도에 다시마 2000톤이 남아있다”며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함 회장은 즉석에서 “다시마 2장을 넣으면 훨씬 깊은 맛이 난다”고 화답했다.

소비자들은 백 대표와 함 회장의 협업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전남 완도산 다시마 두 장을 넣은 오동통면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온라인몰 배송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 오뚜기의 온라인몰 오뚜기몰에는 주문량 급증으로 일부 상품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가 띄워져 있다.

한정판 제품을 계기로 오뚜기는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005년 출시된 오동통면은 그간 굵은 면발로 라면시장에서 38년간 1위 자리를 지켜온 농심 너구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오뚜기는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질세라 농심도 400톤 이상의 다시마를 구매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진행된 완도군 금일도 다시마 경매에 참여했다. 농심이 지난 38년간 구매한 다시마는 총 1만5000톤 이상으로, 국내 식품업계 중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는 영화 ‘기생충’ 덕에 짜파구리의 인기가 올라가며 다시마 사용량이 증가해 서둘러 고품질 다시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대표적인 지역사회와의 상생모델”이라며 “어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해 어촌 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을 생산하기 위해 농가로부터 직접 쌀을 구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12월 햇반 출시 이래 국산 쌀 구매 물량을 2001년 800톤에서 2011년 1만3000톤, 지난해 4만4000톤 등으로 꾸준히 늘려왔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농가에서 국산 쌀 5만 톤 이상을 살 예정이다.

최근에는 식품 전문몰 CJ더마켓을 이용해 지역 특산물 농가 상생 프로그램 ‘대한민국 제철음식’ 캠페인도 시작했다. 지자체·농가와의 협력을 통해 매월 1개 이상 지역의 대표 특산물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달에는 제철을 맞은 전북 고창과 경남 함안의 수박을 판매하며, 7월에는 포도, 8월에는 복숭아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리온은 감자 수확 철을 맞아 햇감자로 만든 포카칩과 스윙칩 생산을 시작했다. 포카칩과 스윙칩은 매년 6월부터 11월경까지 감자 특산지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 충청남도 당진, 강원도 양구 등에서 수확한 국내산 감자를 원료로 사용한다. 수확된 햇감자는 즉시 청주공장과 감자 저장소로 이동돼 생산에 투입된다. 오리온은 올해도 350여 개 감자 재배 우수 농가와 계약을 맺고 약 1만5000여 톤의 국내산 감자를 포카칩과 스윙칩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달부터 전국 단체 급식 사업장 약 500곳에서 사용하는 양파를 저탄소 인증 상품으로 대체한다. 저탄소 인증은 무농약·유기농·우수 관리(GAP) 인증을 받은 생산품 중 온실가스를 줄인 것으로 확인된 농산물만 얻는 자격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저탄소 인증 농가를 추가로 발굴해 저탄소 농산물 매입 규모를 지난해 2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올해 중에 저탄소 무·양배추·대파·오이도 단체 급식 사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종류를 확대해가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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