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UV 명가’ 재건… 쌍용차 “2000억원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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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UV 명가’ 재건… 쌍용차 “2000억원만 있으면”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6.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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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헌 산업부 기자
성희헌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이 본격적인 지원에 돌입한다. 운용심의회는 이번주 기안기금 신청 공고를 내고 지원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도 기안기금 신청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17일 쌍용차가 원칙적으로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기안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쌍용차에 지원하려면 책임 주체가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책임 있는 노력도 해야 한다. 회사의 지속 가능성도 확인돼야 한다. 두 가지가 전제되면 쌍용차 지원 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쌍용차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나선 만큼 지원 여부를 두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금줄이 끊긴 쌍용차가 정부의 수혈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쌍용차의 의지는 증명됐다. 책임 있는 노력도 꾸준히 보였다. 쌍용차는 비핵심자산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달에는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서울서비스센터를 매각했다. 매각금액 규모는 1800억원이다. 지난 4월에는 부산물류센터를 매각해 260억원을 확보했다. 

이미 쌍용차는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추진한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 학자금 지원 및 의료비 지원 등 20개 항목의 복지 중단을 단행했다. 이어 작년 12월 상여금 200% 및 생산장려금 반납, 연차 지급률 축소(150%→100%), 제도개선 O/T 수당을 반납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시행했다. 

쌍용차 노조는 임금 삭감에도 합의했다. 임직원들 연봉에서 2000만원 안팎을 반납해 1240억원을 마련한 것이다. 월 실수령 100만원을 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도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11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합의다. 

쌍용차는 2022년 이후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3년간 쌍용차에 필요한 금액은 5000억원이다. 쌍용차가 기안기금을 통해 2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비핵심자산 매각, 임금 삭감 등을 통해 3000억원 이상의 자본을 마련했지만 앞으로의 경영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것이다. 당장 회사 운영 자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신차 개발에 대한 비용이다.

쌍용차는 이번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SUV 명가’의 재도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내년 코란도 기반 전기차, 중형 SUV 등 쌍용차의 야심작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도 하반기 G4 렉스턴 부분변경과 티볼리 에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5종에 이르는 신차 로드맵도 완성했다. 신차 개발 부재로 판매할 모델이 없었던 2009년 법정 관리 위기 때와는 다르다. 쌍용차는 2000억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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