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유행? 끊임없는 유통家 매각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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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유행? 끊임없는 유통家 매각설…왜?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6.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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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할리스·아웃백 등 한때 인기 프랜차이즈 대거 매물
사실무근 주장에도 대기업 신세계푸드·뚜레쥬르 매각설 지속
대형마트도 점포 팔아 현금 확보해 신사업 투자·재무구조 개선
토종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사진=뉴시스.
토종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사진=뉴시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한때 잘 나가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대기업 식품·유통업계의 매각설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는 물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기 불황은 지속되고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정우현 전 회장이 창업한 지 30년 만이다.

MP그룹은 지난 15일 매각주관사 삼일PwC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공고했다.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씨가 보유한 지분 각 16.78%를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가진 MP그룹 보통주(구주) 48.92%(3953만931주)를 인수하고, 추가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원 이상 이 회사에 유상증자하는 조건이다.

MP그룹은 오는 24일까지 인수의향서 접수 후 적격 인수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유상증자 금액을 제외하고 수백억 원으로 알려졌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화여대 인근에 첫 매장을 내면서 등장했다.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매장수 확장으로 승승장구했다. 2008년에는 커피 전문점 ‘마노핀’도 론칭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갑질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경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2017년 정 전 MP그룹 회장이 150억 원 규모 횡령·배임으로 구속 기소된 후 결정타를 입었다.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 등으로 피자 시장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 미스터피자는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커피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도 최근 실적이 개선되면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할리스커피는 매각 시기를 조율 중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최근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해 이달 중 실사 시기 등을 통보할 예정이다.

할리스커피는 1998년 서울 강남에 국내 최초로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오픈한 커피 브랜드다. 현재 510여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중 직영점은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2014년 803억 원에서 2018년 1549억 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엔 1660억 원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외식업계 대어급 잠재 매물로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 △SC PE의 매드포갈릭 △마마스푸드의 카페마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버거킹 △모건스탠리PE의 놀부NBG 등이 있다.

프랜차이즈 매물이 쌓이는 것은 경기 불황 속 인건비 및 임대료 상승 부담 탓에 성장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을 개설해야 본사 수익성도 늘어나는데 각종 규제와 포화 경쟁, 내수 불황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역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의 식품 자회사 브랜드의 매각설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와 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었음에도 업계는 갸우뚱한 시선을 보낸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계 침체와 계속되는 재무상태 악화 등으로 현금 유동성이 크게 필요한 상황인 만큼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CJ푸드빌은 1분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극심한 불황에 빠진 상태다. 현재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신규투자 동결, 지출억제 극대화,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을 시행 중이다. 과거 투썸플레이스처럼 부인했다가 결국 현실화됐던 것도 매각설의 힘을 싣는다.

홈플러스·이마트·롯데쇼핑 등 대형마트도 점포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신규사업에 투자하거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 위해서다.

전국 첫 번째로 개장해 23년을 운영한 홈플러스 대구점 매각 검토 소식이 퍼지면서 지역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 측에선 대량 실직을 우려하는 한편, 회사 측은 매각 추진에 대해 완전 매각을 할 지 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할 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10여 개 내외의 점포 건물을 유동화해 약 1조 규모의 현금을 마련했다. 롯데쇼핑도 롯데마트 청주점·의왕점·장유점 등을 롯데리츠(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양도하고 재임차해 총 1조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사업 부진에 따라 신사업 투자 등에 필요한 현금 확보를 위한 업계의 부동산 매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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