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바다” vs “대가 치를 것”...결국 南北 대결 시대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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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불바다” vs “대가 치를 것”...결국 南北 대결 시대로 회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6.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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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7일 오전 춘추관에서 북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7일 오전 춘추관에서 북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김정인 조민교 기자] 17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에 개성공단 등 접경지역에 군대를 재배치하고 휴전선과 서해상 일대 전역에 걸쳐 무력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남북 대결 시대의 상징인 ‘서울 불바다’ 발언을 다시 꺼냈고, 청와대의 비공개 대북특사 추진 사실을 공개하며 조롱 섞인 퇴짜를 놨다. 심지어 북한은 백두혈통이자 대남 총책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서 문재인 대통령을 ‘정신 이상’이라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작심하고 남북 관계를 파탄 내겠다는 행보다. 출범 이후 대북 유화책을 고수했던 청와대는 결국 이날 강경책으로 돌아섰다. 4.27 판문점선언 파기를 넘어 6.15 남북공동선언 이전 남북 대결 시대로의 완연한 회귀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휴전선 일대와 서해상 군사훈련 재개 방침을 선포했다. 직후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입 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해 이제는 삭막하게 잊혀가던 서울 불바다 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돼 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26년 전 우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협박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통신은 또 지난 15일 청와대가 대북특사 파견을 타진한 사실을 공개하고 “서푼짜리 광대극”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김 제1부부장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어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공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라며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 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처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가니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결국 청와대도 남북 대결 시대로 회귀한 현실을 인정한 듯하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 간 신뢰를 훼손한 것이며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국방부도 “(북측이 예고한 조치들을)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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