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눈덩이’ 개성공단에 도움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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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눈덩이’ 개성공단에 도움의 손길
  • 장야곱 기자
  • 승인 2013.04.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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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난지역 검토”·은행 “자금 지원”·코오롱 “납기 연장”
▲ 개성공단 출입제한 20일째, 조업중단 14일째를 맞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 무교동 개성공단 기업협회 사무실에서 협회 임원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한 지 23일로 21일째를 맞은 가운데 입주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줄도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에 정부와 재계, 금융권이 나서 도움의 손길을 뻗고는 있지만 조소한 가동 정상화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A기업의 경우 개성공단 통행이 제한되기 전인 지난달에 납품한 제품값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통상 3월에 납품하면 이달 15일께 돈을 받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B기업은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어가 개성공단은 포기하고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자고 제안해 공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 기업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중소기업인은 “만일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개성공단의 생산라인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 철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국내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의류를 생산하는 C기업 대표는 자신의 회사는 물론 협력업체의 줄도산을 염려했다.

그는 “의류 1벌에 부자재가 60개 정도 들어가는데 우리 회사가 쓰러지면 부자재를 공급해오던 소기업도 무너진다”며 “그나마 국내기업이 원청기업이면 사정을 이해라도 하지만, 외국기업이 원청기업인 경우는 더 갑갑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입주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화연료펌프는 얼마 전 인도의 자동차 부품회사로부터 납품 계약을 파기하자는 공문을 받고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문에서 부품 거래선을 미국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대화연료펌프 관계자는 인도 회사 측에서 1주일 안에 자신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형 시설을 돌려주든지 금형의 자산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해 달라고도 요구했다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특단의 조처를 내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공단에 입주한 기업인들은 국세청장에게 세금징수를 유예해달라고 건의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는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해 입주 기업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입주기업에서 요구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통일부 차원에서 안전행정부에 전달했다”며, “안행부에서 내부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개성공단 지원단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세청, 중소기업청, 금융위원회 등 유관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어 기존 지원 조치를 점검하면서 추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금융권을 통해 긴급유동성을 지원하고 기존대출 유예, 신규대출 금 리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남북경협자금을 대출받은 기업에 대한 상환유예 연장 ▲무역보험의 긴급지원 조치 ▲세제 지원 ▲전기세 납부기간 연장 등의 조치도 취했다.

한편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5개 업체에 ‘클럽캠브리지’를 포함한 7개 브랜드를 생산 의뢰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이날 개성공단에 입주한 협력업체가 아직 납품하지 못한 계약 물량에 대해 납품기일을 연장했다.

코오롱은 협력업체와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납품이 지연된 제품을 개성공단이 정상화 후에 전량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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