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군 감축 선언에 北 연락사무소 폭파...엎친 데 덮친 文정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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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군 감축 선언에 北 연락사무소 폭파...엎친 데 덮친 文정부(종합)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6.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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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기자] 북한이 16일 아침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군부대 철군을 전면 철회하겠다고 선포하고, 오후에는 사흘 전 예고한 대로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마저 폭파했다. 남북 간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동맹인 미국은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공식선언하면서 한국 등을 겨냥, ‘독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 우려까지 제기되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아침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보도’ 형식의 북한군 총참모부 입장문을 냈다. 지난 13일 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남측에 대한 적대행위를 북한군 총참모부에 지시한 지 채 사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입장문에는 김 제1부부장이 북한군 등에 지시한 적대행위의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남북 합의에 따라 철수한 북한군의 재주둔과 전선 요새화 △휴전선 인근 지상과 서해상에서 대남 삐라 살포 두 가지다. 총참모부는 “이를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어 오후 2시50분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단행했다. 우리 군은 폭파음 청음과 육안을 통해 폭파 사실을 확인했다. 역시 김 제1부부장의 예고대로다. 그는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의 첫 담화가 나온 이후 2주도 되지 않아 일사천리로 대남 군사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두어 주간 우리가 본 북한의 행동들은 진짜로 미국과 한국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기 위한 시도다. 일종의 동맹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한미 사이의 간극을 더 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북핵 6자회담 당시 미국 내 대북 매파로부터 ‘김정힐’로 불릴 만큼 북측에 대한 이해가 높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주둔 미군 중 처음으로 주독미군 감축을 공식선언하면서 “나는 독일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많은 다른 나라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독일에 이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및 한국과 일본에서도 미군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미국 내에서는 주한미군을 현재의 2만8500명에서 2만명 이하로 감축해도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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