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다 받는 브랜드값… 왜 증권사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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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다 받는 브랜드값… 왜 증권사만 논란?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6.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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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사용료 자체 문제 아닌 책정 방식과 규모 바로잡아야”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선 브랜드 사용료 유료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을 위해 지급 규모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선 브랜드 사용료 유료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을 위해 지급 규모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국내 기업 계열사 대부분이 지주회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일부 증권사의 브랜드 사용료가 과하다는 지적을 제기해 논란이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사용료 수취는 유료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및 경기 위기 속에서는 기업들뿐 아니라 증권사들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낮춰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KB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지주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경우 모회사의 계열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브랜드 사용료를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5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상승하면서 총 193억5700만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메리츠금융지주에 지급했다. 매출 규모가 메리츠증권의 두 배에 가까운 미래에셋대우가 매년 약 80억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지급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이 높은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한국투자금융지주 소속 5개 계열사로부터 11억900만원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4억9700만원, 한국투자캐피탈 2억9800만원, 한국투자캐피탈 2억9800만원 순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그룹에 따라 브랜드 사용료가 서로 다른 것은 산정하는 기준이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사용료는 기준금액에 브랜드 사용요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제조업계의 경우 보통 매출액이 기준금액으로 사용되지만, 증권업계의 경우 영업수익, 또는 영업수익에서 판관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 사용된다. 사용요율 또한 기업마다 0.1%~0.5%까지 다양한 반면 업황 악화에 따라 이익이 줄어들더라도 매출이 유지되면 일정한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한다.

금감원 측은 브랜드 사용료 자체만으로는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지만 사용료 과다지급은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지급 규모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기업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산정한 브랜드 사용료를 거래하다 보니, 규모에 따라 많으면 사익편취, 적으면 부당지원 논란에 휘말리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사용료를 따로 지급하고 있지 않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사명 변경으로 올해 말까지 브랜드 사용료 수취를 유예해 내년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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