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VIP고객” 백화점, 경기불황 속 로열티 마케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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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VIP고객” 백화점, 경기불황 속 로열티 마케팅 강화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6.15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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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60% 차지 VIP 위한 맞춤 서비스 강화
식품·생활 등 상품군별 VIP고객 세분화 관리
2030 유치 위해 기준 낮춰, 지역VIP도 공략
신세계백화점 식품관 VIP 선정.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생활관, 식품관 등 상품군별로 VIP를 선정해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을 입고 있는 백화점들이 매출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어주는 VIP를 위한 맞춤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등 경기불황에도 VIP의 구매력은 변함이 없어서다. VIP는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올 들어 VIP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핀셋 마케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VIP 모시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에는 연간구매 금액별로 등급을 나눴다면 최근에는 상품군별로 세분화해 금액대를 낮춰 VIP 기준을 선정하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생활관 VIP 등급을 신설했다. 최근 3개월간 생활관에서 8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생활 장르 코어 고객’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16일까지 전 점포의 생활 장르 VIP고객 5만4000명을 뽑아 개인화·맞춤형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식품관 VIP를 따로 선정해 할인쿠폰 등 혜택을 주기도 했다. 식품관 VIP로 선정되려면 월 2회 식품관을 방문해 5만원 이상 구매하면 된다. 식품관 VIP는 매달 2차례 문자메시지로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선정한 제철 식재료 소개 자료와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식품관 VIP의 편안한 쇼핑을 위해 특수 재질의 천 시트를 덧댄 핸드백 전용 카트를 도입, 고객들의 가방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게 하고 있다.

그 결과,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식품 VIP 등급 대상 고객은 올해 2월 4만 명에서 3개월 만에 10만 명으로 늘었다. 또한, 이들은 이전보다 식품 장르에서 평균 2.7배 많은 금액을 지출했고, 식품관도 1.8배 더 방문했다. 특히 식품관 VIP는 패션, 잡화 분야에서 쓴 돈도 다른 고객보다 2.4배 더 많았다.

이밖에 백화점들은 특히 VIP 등급을 더욱 세분화해 VIP 고객 맞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 젊은 고객 확보가 백화점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면서, 2030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VIP 구매 기준을 낮추는 모습이다.

실제로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자체 설문과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는 2년 새 7.5배로 늘었다. 명품 소비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5.4%에서 11.8%로 2배 이상 커져 20대가 백화점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에 5단계였던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등급은 연간 400만 원 구매한 고객들이 대상으로, 2030대 비중이 6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3월 광교점을 오픈하면서 최상층인 12층에 단일 VIP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갤러리아 라운지’를 선보였다. 이 라운지는 다른 지점에서는 할인 혜택 등만 받아 볼 수 있었던 연간 구매 금액 500만 원 이상인 VIP 등급 제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제이드 등급은 2018년 초 2030대 젊은 고객들의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등급이다.

롯데백화점도 연간 구매 금액이 400만 원 이상인 VIP등급을 지난해부터 신설했다. 이들에게는 소속점 3시간 주차 무료 서비스와 커피·음료를 제공하는 VIP바 서비스, 5% 상시 할인, 문화센터 20% 할인 등을 제공한다. 또한, 백화점 고객의 로망인 1대1 쇼핑 도우미 서비스(퍼스널 쇼핑)를 백화점 우수고객에서 가장 엔트리 등급인 VIP 고객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롯데백화점은 VIP 최상위 등급 ‘레니스’보다 한 단계 높은 ‘에비뉴엘’ 등급을 내년 신설해 각 VIP 등급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해 제공할 계획이다.

특정 지역 VIP 고객만을 위한 전용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백화점도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선보인 백화점 밖 VIP 살롱인 ‘메종 갤러리아’를 대전에 이어 올해 서울 한남동에 선보이는 등 VIP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종 갤러리아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직접 큐레이션한 제품들을 VIP들에게 선보이며 실적에도 도움을 얻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VIP 등급을 세분화해 고객 성향에 맞춘 마케팅을 펼치고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더욱 효과적인데다, 이를 통해 최근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들이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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