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허리디스크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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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허리디스크의 오해와 진실
  • 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장
  • 승인 2020.06.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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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장
전형준 광명21세기병원장

현대인에게 감기처럼 흔한 증상인 요통은 살면서 한번쯤은 겪어볼 만큼 다양한 연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이다. 척추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요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그 안에서 불필요한 정보, 잘못된 정보가 뒤섞이면서 척추질환 치료에 대한 오해가 쌓이기도 했다. 그중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허리디스크와 관련된 오해는 어떤 것이 있는지 풀어보고자 한다.

요통이 발생하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야한다? 정답부터 이야기 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요통은 흔하게 발생하는 만큼 이유 역시 아주 다양하다.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요추 염좌’가 있다. 허리가 삐끗 했다고도 표현하는 이 증상은 무리한 허리 사용으로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와 주변 근육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통증이다. 과격한 운동, 무거운 짐 운반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안정을 취하면 서서히 좋아진다. 오히려 허리디스크는 요통보다 다리, 발, 엉덩이 등의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느껴진다. 이러한 증상은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외부 압력에 의해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기 때문인데 바르게 누워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밖에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등 요통을 일으키는 척추질환은 다양하며 단순히 요통 하나로 허리디스크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탈출된 디스크는 가만히 두면 자연적으로 흡수된다?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지만 특별히 치료받지 않고도 증상이 사라졌다.’ ‘빠져나온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더라.’ 허리디스크 치료에 대해 관심 있게 찾아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실제로 탈출된 허리디스크의 자연 소실에 대한 증례보고에 따르면 디스크 탈출 환자 3명을 대상으로 보존적 치료만 4주간 매일 실시한 뒤 6개월 후 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디스크가 축소 또는 흡수된 것이 관찰되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대상 환자에게 모두 보존적 치료로 물리치료, 약물요법, 신경차단술 등의 치료를 꾸준히 시행했다는 것. 소문처럼 정말 가만히 두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째, 탈출된 디스크가 줄거나 흡수되긴 했지만 추간판 간격이 현저히 감소되었으며 만성적인 요통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요통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탈출된 디스크에 변화가 발생했다고 해서 요통 자체가 무조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위 증례보고를 통해 참고해야할 사항은 ‘탈출된 디스크는 자연적으로 사라진다.’가 아닌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을 보일 수 있으며,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가 되어야 한다.

디스크 수술은 아주 위험하다? 진료를 보면 환자들 중에 수술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수술은 단 하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수술을 받느냐이다. 같은 이유로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음에도 병원 진료를 미루고 미루다 수술적 치료밖에 답이 없는 상황이 되서야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더라도 후유증의 발생 확률을 낮추고 절개 또한 최소한으로 하여 통증이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개발되었고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디스크 수술이 이제 안전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과거보다 다양한 발전이 이루어졌고 환자 증상과 상황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추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수술은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미룬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으며 정말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진행되는 수술이고, 내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수술이 맞는 것인지, 수술 후 부작용이나 주의해야할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허리디스크. 이제는 낯설지 질환. 퇴행성이 원인으로 중년층 이상에서만 발생될 것 같던 병이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발생한 질환이라면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왜곡되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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