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아직 방역망 구축 못했는데”…다중이용시설 방역지침과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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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아직 방역망 구축 못했는데”…다중이용시설 방역지침과 엇박자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6.11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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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 구축 속도보다 새로운 고리 생기는 속도 빨라
탁구장 감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까지 번져 ‘시설폐쇄’
영진위 “영화관 감염 사례 없고, 상대적으로 안전”
수도권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0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부설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0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부설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방역당국이 감염고리 차단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 등이 할인 행사등을 펼쳐 방역지침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우려가 나온다.

현재 전파양상이 어느 한 집단에서 발생한 감염이 해당 집단에 그치지 않고 제2, 제3의 집단으로 퍼져나가면서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감염 고리를 추적해 차단하는 방역망을 구축하는 속도보다 새로운 고리가 생기는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오전 0시 대비 45명 늘어나 1만194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과 9일 각각 30명대에서 전날 50명대로 급증했으나, 이날 40명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중 지역감염자만 40명이 넘어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이미 최소 4개 집단의 무더기 확진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추가 연관성을 조사중인 다른 집단도 있어 전체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인천시 연립주택 일가족 5명이 확진된 사례, 또 협력사 직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서울 동작구 SK브로드밴드 사례도 리치웨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이 현재 연관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 두 건도 리치웨이 관련으로 최종 확인되면 누적 확진자는 지난 2일 70대 남성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열흘도 안 돼 100명에 육박하게 된다.

탁구장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예상치 못한 경로를 타고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까지 번졌다. 경기도에 따르면 탁구장을 방문했던 송파구 강남대성학원 구내식당 20대 조리사(수원 70번 환자)의 부모가 전날 추가로 감염됐는데 어머니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확인됨에 따라 연구동 등 관련 시설이 긴급 폐쇄됐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리치웨이 집단감염의 경우처럼 여러 집단으로 한꺼번에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거나, 탁구장발 전파사례와 같이 순차적으로 n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한 환자가 생기고 그다음 환자가 발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세대기’가 평균 3일이다. 방역당국이 감염자를 인지하고, 모든 접촉자 조사를 벌이기엔 촉박한 시간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달 4일부터 3주간 목∼일요일 사용할 수 있는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 쿠폰을 1인당 2매씩 선착순 배부하는 ‘극장에서 다시 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혀 방역당국의 지시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계를 살려야 한다는 고심에서 나온 정책이지만, 여전히 단체 모임이나 밀폐시설 방문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정부 기관 간 메시지가 혼란을 부른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6∼7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약 32만명으로 직전 주의 배로 늘었다. 홍보 차원에서는 성공적한 셈이다.

영진위는 그간 영화관에서 감염자가 나온 사례가 없었다며, 상영관 내에선 대화나 이동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방역당국이 시간을 벌 수 있도록 개개인과 단체들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퍼진다는 뜻이 아니라 결국 사람 간 접촉이 많다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다른 사람과 접촉을 줄이고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야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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