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수도권 집단감염 예측 불가… 전문가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해야”
상태바
[코로나19 비상] 수도권 집단감염 예측 불가… 전문가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해야”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6.10 1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클럽·체육시설·쉼터 등 시설·장소 가리지 않고 발생
서로 얽혀 있는 소규모 집단감염 '꼬리에 꼬리' 물어
수도권 연쇄감염 속도 방역당국 역학조사보다 빨라
서울 양천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보건소를 찾은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나를 막으면 또 하나가 터지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 2600만명이 밀집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도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지난달까지는 주로 클럽과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확산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탁구장과 방문판매업체 등 다양한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특정 시설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가 침범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설을 바탕으로 n차 감염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언제든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태원 클럽이나 부천 쿠팡물류센터처럼 1개 집단에서 확진자가 100∼200명 이상씩 나오는 집단감염보다는 서로 얽혀 있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감염 고리가 많은 만큼 확진자를 추적,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다.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집단감염에는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 확진자가 포함됐다. 쉼터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리치웨이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뒤 연쇄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리치웨이발 코로나19는 별도의 경로를 타고 경기 성남의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 엔비에스 파트너스로도 퍼졌다. 양천구 탁구장발 집단감염 역시 탁구장 회원이 방문한 경기 용인시 큰나무교회로 처음 전파됐고, 이어 이 교회 신도가 속한 광명어르신보호센터로 연쇄 감염이 발생했다. 이밖에 보험대리점과 콜센터 등에서도 산발적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하나의 집단감염 상황을 안정시키면 곧이어 새로운 집단에서 무더기 감염이 발생하는 양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통 감염병이 하나의 집단에서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통해 추가 확산 경로를 신속히 차단한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 연쇄감염의 속도가 역학조사 속도보다 빨라 역부족인 상황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최근 수도권 코로나19 전파의 주요 특징은 산발적인 연쇄감염이 다양한 장소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면서 “이 고리를 얼마나 끊어낼 수 있는지가 수도권의 위험도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5월 26일∼6월 9일)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된 확진자는 86명이다. 하루 평균 6.1명이 발생한 셈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비하면 최근 해외유입 확진자 발생 추세는 안정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국내 입국자가 늘어날 때를 대비한 인력과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등은 코로나19 봉쇄를 점차 완화하고, 국제선 항공편 증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드는 남반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더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비춰봤을 때 다수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해외유입 확진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이에 향후 외국인 입국자가 늘어나면 당장 이들을 격리 수용할 시설 마련도 필요하다.

더불어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의 방역 조치만으로는 연쇄감염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계속 의외의 장소에서 집단발생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확진자를 격리하고 접촉자를 추적하는 현재 방역체계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확산세를 꺾으려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