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신수요 개발 경쟁치열…지금은 건조기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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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신수요 개발 경쟁치열…지금은 건조기가 대세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6.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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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에 전체 매출 줄어도 건조기 판매량은 증가세
삼성·LG “잘 팔린다”…뒤늦은 ‘에너지 환급제품’ 포함은 논란
삼성전자 24kg 그랑데AI 세탁기(왼쪽), LG전자 24kg 트롬세탁기 씽큐. 사진=각사 제공
삼성전자 24kg 그랑데AI 세탁기(왼쪽), LG전자 24kg 트롬세탁기 씽큐.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가전업계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건조기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가전업계는 전체적인 매출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으로 확산된 것은 1분기부터로 실제 기업들의 실적에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되기 시작한 시기는 2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가전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일부 신수요로 불리는 가전의 판매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건조기다.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 시장은 매년 성장해 최근 200만대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3월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 의류 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같은 시기 에어컨(-20%)과 세탁기(-2%), TV(-2%) 등은 감소했다. 가사 부담을 크게 줄여주면서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혼수 가전으로, 부모님 선물을 위한 효도 가전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건조기 판매량이 늘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가 출시한지 넉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랑데 AI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세트로 판매되는 비율도 60%에 달해 전체 건조기·세탁기 판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건조기 인기에 힘입어 세탁기도 함께 판매량이 올라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출시한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가 한 달만에 1만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에 선보였던 ‘트롬 트윈워시’가 1만대 판매에 12주가 걸렸던 것에 비하면 트롬 워시타워의 판매 속도는 3배 이상 더 빠른 셈이다.

건조기 시장은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구매 비용의 10%를 돌려주는 환급 사업에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건조기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은 처음 시행할 당시 원안에 포함하기로 했던 건조기를 제외해 논란이 적지 않았다. 에너지 효율 1등급 건조기 제품 구입 시 소비자에게 구매가 10%를 환급해주겠다며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해놓고 정작 1등급 조건을 충족한 건조기 제품이 1개 밖에 안 나오자 ‘형평성’을 언급하며 해당 건조기 제품을 해당 사업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기술개발 동기를 불어넣어야 할 정부가 오히려 기술 선도기업을 역차별한 것 아니냐”며 “심지어 내수진작이라는 취지에 맞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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