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비사업 관리처분’ 표준 마련… 조합원 갈등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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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관리처분’ 표준 마련… 조합원 갈등 줄인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6.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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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관리처분계획’이 합리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표준 기준 마련에 나선다.

시는 최근 3년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총 89개 구역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표준화된 관리처분계획 수립기준을 세우고, 표준서식을 재정비한다고 5일 밝혔다.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정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이후 처음이다.

관리처분계획은 도시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행할 때 사업시행 후 조합원들에게 분양되는 대지나 건축시설을 배분한 계획이다. 1976년 ‘도시재개발법’ 입법과 함께 도입된 개념으로 ‘균형적인 배분과 합리적인 이용’을 원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관리처분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지 20년이 가까워져 오지만 계획 수립을 위한 표준화된 기준이나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는 실정이다. 정비사업 유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유형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비사업 현장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재건축 사업에서 기존에 상가를 소유한 조합원이 상가 대신 아파트(공동주택)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준과 재건축 부담금(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과 규정이 미흡해 일부 조합원이 사업에 반대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다.

이밖에도 재건축 부담금을 조합원 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것도 조합원 간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다. 국·공유지 내 무허가 주택을 오랜 기간 점유해온 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거나 사업시행자가 매수(위임)하도록 하는 절차도 미비한 상황이다.

토지 등 소유자 방식, 사업시행자 방식 등으로 정비 유형이 다양화됐지만, 현행 관리처분계획 기준(안)은 조합방식 정비사업 중심으로 돼 있어 다른 유형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법령·지침 등이 제·개정된 사항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관리처분계획 무효 또는 취소소송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분양신청부터 관리처분계획서 작성 및 공람~조합원 총회(동의)~관리처분(변경) 인가까지 세부적인 절차를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비사업 유형별로 표준화된 지침을 수립하고 인가 담당 공무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매뉴얼도 마련한다.

이미 시는 ‘정비사업 유형별 관리처분계획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7월까지 완료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용역의 주요 내용은 △정비사업 유형별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실태조사 및 분석 △유형별 사업성 분석 방안 및 사업비 변화요인 분석 △판례 및 질의회신 분석을 통한 법령 및 제도개선방안 마련 △표준화된 수립기준 제시 및 실무매뉴얼 마련 등이다.

용역을 총괄 기획하고 있는 이승주 서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관리처분계획은 사업비 전반을 아우르는 총괄적 계획이며 조합원 간 비용분담과 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계획인 만큼 자산 처분과 관련한 모든 내용이 계획에 반영되도록 제도를 정비해 자산이 임의로 처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정비사업 선진화·전문화 방안 등을 발굴해 지속적인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관련 기관과 부서 간 검토의견을 반영하고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법령 및 지침 개정 등을 이끈다는 목표다. 

류훈 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시가 전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국토부와 협력해 관리처분 인가와 관련된 합리적인 권리배분 기준을 마련하겠다”며 “상세한 해설서를 제공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일관성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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