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시대 금융권 구조조정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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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시대 금융권 구조조정도 앞당긴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6.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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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제외한 증권·보험·캐피탈·카드사 등 구조조정 가능성
영업실적 악화와 비대면 강화 따른 잉여 인력 상승 이중고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바람이 금융권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현재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금융업종은 은행을 제외한 증권사와 캐피탈사, 보험사, 카드사 등이다. 증권사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부진하자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구조조정 도마에 계약직 직원이 먼저 오를 수 있어서다. 특히 구조조정 부문으로는 대면 업무가 많아 코로나 정국에서 올 스톱된 기업금융(IB) 부문이 거론된다.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1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36.3%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며 전년동기대비 순이익 감소세가 최소 80% 이상 발생했다.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증권가에서는 계약직 직원들이 많이 있는 IB 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규직 직원과는 달리 계약직 직원들은 보상문제와 인원 규모 등에 대한 노사협의 과정 없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인력 감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도 안심할 수 없다.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인력 조정에 나선 가운데 올해는 경영환경이 더 악화돼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올해 1분기 보험사 실적은 손해율 감소 등에 따라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리고 있어 앞으로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보험사는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 등이다.

현재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캐피탈사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지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기업의 자금 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조 규모로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문턱이 높아 정작 자금을 필요로 하는 캐피탈사에 실직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정부가 채안펀드를 통해 5000억원 정도를 여신전문금융사에 지원했지만 캐피탈업계의 구조조정을 막는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이 크게 떨어진 카드사는 올해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만났다. 카드사들은 지난 2년간 영업점포 125개를 폐쇄했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카드론 등 의 연체율 상승도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금융권 전반적으로 영업실적 악화와 비용 부담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비대면 대응 강화로 대면 영업직원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면서 일부 금융권 인력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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