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활고에 예·적금 8조 깼다
상태바
코로나 생활고에 예·적금 8조 깼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6.04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예·적금 잔액 682조원으로 줄어
코로나19 타격에 0%대 금리 인하로 자금 이탈 가속
한 시중은행 예적금 창구 사진=연합뉴스
한 시중은행 예적금 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0%대 금리까지 본격화 되면서 은행 예·적금에서 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총 예·적금 잔액은 682조2184억원으로 전월 687조6567억원 대비 5조4383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대비로는 8조2002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급여 삭감 등 경제적 타격을 입은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예·적금 해지가 활발히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5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41.8%는 ‘코로나 이후 급여 변동 사유가 발생했다’고 답했으며 평균 급여 삭감 비율은 24.9%에 달했다. 본인 또는 배우자의 급여 손실로 가계에 타격을 입었다는 응답도 43.8%를 차지했다. 이에 급여가 줄어든 직장인들은 예·적금을 해지하는 경우가 16.8%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또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시중은행 금리 인하까지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가속할 전망이다. 낮아지고 있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매력이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수익성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후 가장 먼저 국민은행은 지난 2일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어 수십 종의 수신상품 기본금리가 일제히 조정된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자금조달 금액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먼저 수신금리를 내리고 다른 은행들은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담당 부서에서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월 1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시중은행 금리도 일제히 떨어진 바 있다. 이번 추가 인하까지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금리 0%대 시대 진입이 기정사실화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진 가계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하니 예금 등을 깨서 운영자금이나 생활자금으로 쓰는 부분이 있다”며 “또 워낙 저금리 상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식 시장 등이 주목을 받고 있어 예·적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