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승격된 질병관리청 옥상옥?…“전문·독립성 확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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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승격된 질병관리청 옥상옥?…“전문·독립성 확보가 핵심”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6.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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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방역 지방정부에 남아 신속대응 어려워
국립보건연구원, 보건복지부로 옮기면 연구 신속성↓
전문가들 “연구원 복지부 산하에 두는 건 부적절”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총괄수행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16년 만에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했다. 하지만, 행정적 편의만 고려한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전문성·독립성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을 통해 행정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는 질병관리청의 지방조직으로 분류될 예정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은 질병관리청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보건복지부로 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3일) 행정안전부의 조직개편 발표 이후, 방역 최일선에 있는 보건소 방역 업무가 행정조직인 지방정부에 남아 있어 여전히 신속한 감염병 대응은 어렵고, 질본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옮기면서 감염병 대비 연구 기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의 주된 역할은 지자체의 보건·방역행정 조직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특히 보건소의 감염병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역관련 기술적 지원 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역학조사관들도 권역별 센터에 배치돼 지역 역학조사관들을 교육·훈련시키고, 유사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인력으로 직접 권역 활동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구체적인 업무들은 현재 논의 중이다”고 답변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도 “질병관리청 승격과 함께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의 기능도 개편된다”며 “국립보건연구원은 방역을 지원하는 기술지원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관련 지원, 유전체 빅데이터 사업을 하고 있는데, R&D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백신 개발은 기존 질병관리본부의 기능과 구분된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러한 조직개편 과정에서 질병청의 기능이 되려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현재 기능들이 대폭 확대된다”며 “감염병뿐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한 집행기능도 부분적으로 추가될 예정으로, 후속작업이 예정돼 있어 이에 따른 예산과 인력이 추가 투입되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청이 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전문 인력 확충이 용이해지고 전문성을 집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정은경 본부장의 인사권은 제한적이지만 청장이 되면 독립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질본에 의사 등 의료 전문가 출신이 부족한 이유도 의사 수입에 비해 낮은 수준의 인건비도 있지만 전문 인력들의 승진에 제한이 있다는 점도 줄곧 지적돼 왔다.

또 하나는 예산 독립성이다. 질본 예산 총괄편성 권한은 현재 복지부가 가지고 있다. 질본은 복지부를 통해 편성된 예산 범위 안에서만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다. 청이 되면 예산 편성권 자체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일단 정부는 질병관리청 승격이 철저히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손영래 중대본 홍보관리반장은 “당초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 문제는 감염병 대응에 있어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며 “감염병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어떤 조직들이 추후에 좀 더 보강이 되고 인력이 확보될 것인가는 행안부와 아마 질병관리청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겠지만, 청 조직 승격에 따라 감염병 대응조직은 강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론 미국처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을 독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지만 국립보건연구원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산하 독립 기관이 아닌 복지부 산하에 두는 건 부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장기이식·혈액·인체조직 관리 업무 등도 질본에서 복지부로 옮긴다는 내용이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복수차관제로 보건 담당 차관을 신설하는 가운데 해당 업무는 보건의료자원 관리 및 보건사업과 연계성을 고려해 복지부로 옮기기로 했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세부 조직 구성 등에 대해 행안부 등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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