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사교육 성취로 성적 갈릴 것”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고등학교 1학년의 등교를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고교 학사일정이 시작된다. 특히 이번 주부터는 수시모집과 직결된 중간고사가 예정돼 있다. 다만 현직 교사들은 이번 중간고사에 대해 판별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제기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중간고사를 시행한다. 일부 학교는 이날부터 중간고사를 시작했다. 3차 등교로 첫 등굣길에 오른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등교와 동시에 중간고사를 치르는 셈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 속에 중간고사를 강행한 까닭은 대학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비슷한 이유에서 고3의 등교수업을 가장 빨리 시작한 바 있다. 반면 중학교는 집단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1학기 중간고사를 생략한다.
이날 중간고사를 시행한 고등학교는 밀집도를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분산등교를 시행했다. 고2와 고3은 오전에 중간고사를 치르고, 고1은 오후에 등교해 시험을 봤다. 오전과 오후 사이에는 방역활동도 펼쳤다.
다만 현직 교사들은 이번 중간고사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원격수업으로 학사일정을 소화했던 만큼 학업 성취도가 떨어졌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교육보다 사교육에서의 성취로 성적이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인 조모(30대)씨는 “촬영장비가 없어 EBS 자료로 수업을 대체했다 보니 학생들이 얼마나 수업을 이해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서 “수업보다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진도를 따라온 학생들이 성적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시험기간 중 의심증상을 보인 학생에 한해 중간고사 성적을 기말고사 성적으로 100% 대체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부 교사들은 중간·기말고사를 한 번만 치른 학생과 모두 본 학생간에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등학교 교사 이모(30대)씨는 “수시모집에 내신성적의 비중이 높아 논란이 없을 수가 없다”며 “온라인 시험이라도 치렀으면 싶지만 고등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성숙한 대학생들도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던 만큼 실현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부산 내성고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중간고사를 2주 연기했다. 고3은 오는 12일까지 2주간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대체하고, 이날 등교 예정이었던 고1·2도 당분간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12일 예정이었던 중간고사도 26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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