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기치...기본소득제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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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기치...기본소득제 시동 걸었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6.03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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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로부터의 자유' 시리즈 첫발
제1호는 '빈곤층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3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사진=김정인 기자
3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사진=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기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미래통합당을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선언의 구체적인 알맹이가 베일을 벗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 공론화 필요성이 대두된 기본소득제 도입 문제도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차원에서 본격 검토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하루이틀에 대책이 나올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기본소득제 도입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비례대표 의원들 모임 강연에서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 자유는 끝까지 사수해야 하는 가치"라며 "형식적인 자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 이런 건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물질적인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 그게 사실은 정치의 가장 기본적 목표"라고 했다. 정치적, 사회적 자유보다는 빈곤층이 궁핍함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며 이를 위해 통합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는데 김이 모락모락나는 빵을 먹고 싶지만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수가 없다면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는가"라며 "그 가능성을 높여줘야지 물질적 자유라는 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이 실질적인 자유를 당이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불공정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약자를 어떻게 보호할 적에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물질적 자유를 안길 수 있게 하느냐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올해 1분기 하위 10% 계층의 소득이 전년 대비 많이 감소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적으로 기본소득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그가 거듭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을 보인 점을 감안, 통합당이 조만간 기본소득에 관한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2016년에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소득을 처음 거론한 바 있다. 같은해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축사를 하기도 했다.

향후 김 위원장의 행보와 관련, 한 통합당 의원은 매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이른바 '~로부터의 자유'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라며 "오늘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는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기본소득제와 관련해선 "돈을 얼마나 뿌리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잘 배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제는 국민 피부에 누가 더 와닿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침반이 잘 작동하지 않을때는 나침반을 한번 확 흔들면 잘 작동한다. 김 위원장은 모든 걸 바꾸려는게 아니다. 본질은 그대로지만 형질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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